살어리 살어리렸다 

청산에 살어리렸다 

신선도 선녀도 아니 찾는 

청산에 숨어 살어리렸다 


가느냐 가느냐 새여 

신선이 잡아가더냐 새여 

부리 잃고 깃털 잃은 새까지도 

구태여 삶아먹느냐 신선아 


못 본 눈 못 본 눈 뽑는다

못 본 눈 선녀가 뽑는다 

기름기 흐르는 앞발 들고

죄없는 새 못 본 눈 뽑는다 


이렇게 저렇게 하여 

밤일랑 지내왔건만 

오가는 이 많은 낮에는 

이제 또 어찌 하리오 


어디서 날아온 돌인가 

누가 던지는 돌인가 

사랑할 이 없고 미워할 이 많아 

돌 맞아 나 혼자 우노라 


선녀가 불 피워 논다 

불 피워 청산을 태운다 

갈 곳 없는 내 한 몸 

불 속에서 숨죽여 우노라 


울면서 울면서 듣노라 

불타는 산에서 듣노라 

문어가 새들을 불러

합창하는 것을 듣노라 


가다 보니 신선이 

술 마시며 노니노라 

힘없는 산새들 붙잡혀 

억지로 취해 속쓰려하노라 


살어리 살어리렸다 

바다에 살어리렸다 

용왕도 용녀도 아니 찾는 

바다에 숨어 살어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