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인적이 드문 어느 시골서

생애 첫 사방에 만개한 별들과

하늘에 뻗친 은빛 강줄을 보았다


그동안 별 한 점 없던

도시의 시꺼먼 밤하늘은

세상 너머의 세상을 숨겨논

한낱 장막에 불과했던 것이다


어쩌면 온 대지를

인공 별빛과 유리 은하수로

뒤덮은 우리들의 욕심에

밤하늘은 새삼

떠난 걸지도 모른다


아니,

태초부터 밤하늘은

단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우리의 모든 것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눈을 가렸다

온 세상에 뻗친

우리의 눈먼 어리석음이

밤하늘마저 가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