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를 알고서도

떠나지 않으려고 힘을 주어 버틴다


꽃잎은 이미 다 지고서

풀잎이 하나 둘 떨어져 내려가는데


어찌 저 한 잎은 가만 서서

추하게 나무에 들러붙어 살아가느냐



가야 할 때를 아는 이에게

부탁이니, 아름답다고 말하지 말아라


사라지고 스러질 운명에도

가만 그 자리에 굳세게 버티더구나


언젠가 쓸려갈 천성이래도

나는 이 자리에 가만 서서 버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