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간 듯 합니다.

나부끼는 바람이 시립니다.

다시 이 시를 쓸지 고민을 하던 차에

라디오에서 오늘 그런 말을 했습니다.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면서 살라고

바보 같이 보여도, 그것이 행복한 것이라고

사실 '가에서 하까지'를 쓰고 싶기는 했습니다

아름다운 문장이 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지 못해도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쓰는 이 시가 나는 좋았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필름은 들어있지 않는 것을 가지고

타자기. 자판을 누르면 기분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을 가지고

파도 소리 들리는 곳, 그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하루하루를 바보 같이, 이런 시나 쓰면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