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렇게 쓰레기 새끼인지는 몰랐다."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썩어들어가던 꽃이 마침내 쓰러졌다.
더는 예전의 평범한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단 걸 깨달았다.

"신고 할거야?"
"당연히 해야지 이 새끼야."

그 후 나는 칼을 들었다.
그녀의 살갖에 칼을 들이밀었지만
찔러넣지 못했다.
죄책감과 양심, 조금이나마의 정, 무엇도 아니었다.
서로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몇 초의 정적 후에는 칼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만 울렸다.

분명 이런 날이 올걸 알고 있었다.
모든게 끝나는 날, 내가 죽어야만 해가 지는 날.
이날을 위해 칼을 들고 너를 죽이는 상상을 하루도 빠지지않고 상상해왔다.
잔혹하게 너의 피부를 뚫고,

한 번,
두 번,
세 번,
...

너의 형태가 남아있지 않을만큼.
그랬어야 할 터인데.

너의 살결은 생각보다 단단했고,
하필 내가 쥐었던 칼은 과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