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과 빌런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사화 전체에 영향을 끼치며, 그것에서 종교도 예외는 아니다.


악을 행하는 빌런, 그 수준은 지금까지의 흉악범들을 뛰어넘는 강대한 악이다.


수도 없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 자연스럽게 특히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 '악의 문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진다.


"신은 왜 세계를 만들 때 악 또한 만들었는가? 선을 위해 악이 필요하다고? 저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 게 '필요'하다고?"와 같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리셋'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세계의 초기화가 벌어지며, 종교는 다시 세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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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유일신교는 큰 위기를 맞는다.


절망적인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그들에겐 '히어로'가 있다.


그리고 이전까지의 문명발달을 통해, 종교를 맹목적이지 않은 객관적 시선으로 분석할 수 있는 논리적 수준을 갖추었다.


오히려 그러한 전지전능한 신을 증오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은 사실상 몰락했다.

광신적으로 변했거나, 믿음을 얻지 못할 정도로 약한 체계를 갖게되었다.


불교와 힌두교는 살아남았지만, 조금씩 변형이 일어났다 


불교는 싯다르타의 원시불교, 즉 철학적 측면이 강화되었다.


힌두교는 악신의 역할이 조금 더 강화되었다.


리셋 이후의 대혼란기에 발생한 신흥종교는 유일신의 개념을 따르는 경향이 거의없었다.


기존의 것이 변형되거나 새로 창시된 것들 중, 살아남은 유일신교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바로 「전지전능/전선」중 하나를 부정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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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교]


신이 있었다.


그는 완전히 선하다..


그리고 전지전능 '했다'.


신은 엄청난 창조적 정신과 재능, 궁극의 영감을 불어넣어 세계를 만들었다.


그것은 신의 영원한 걸작이었다.


이 창조는 그 세계 내부에서 바라보기에, 마치 하나의 점이 큰 폭발을 일으키는 것과도 같았다.


그렇게 세계가 시작되었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138억년의 시간이 지나, 행성이 만들어진지 46억년이 지나, 생명이 탄생한지 37억년이 지나, 신이 에피타이저처럼 즐기던 '우연의 미학' 속에서 인간이 탄생했다.


그런데 문제는, 세계 밖에서는 신의 전능성으로 '삭제'해버렸던, 오로지 개념적인 무언가로만 남아있던 '악'이라는 것이, 세계 안에서는 표상되고 구현되었던 것이다.


신은 '악'이 초래할 결과가 무엇인지 알았기에, 세계에서 악을 제거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는 것은 '불가능'했다.


신이 만든 세계는 신의 초월적 능력에 의해, 독자적으로 발전하고 구조화되고 스스로의 설정이 뻗어나갔던 것이다.


마치 작가를 벗어나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품과 같았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는 '악'이 그 세계의 설정에 맞게 구현된 것이었다.


그렇기에 신은 세계를 건드릴 수 없었으니, 악을 제거하기 위해. 세계를 건드린다면 설정을 세세하게 뒤엎어야 하는 것인데,


설정을 뒤엎으면 작품은 죽는다.


그렇게 세상에는 선과 약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신은 선을 추구하기에, 자신이 악을 막지 못하여 고통받은 존재들을 보고 죄책감에 휩쌓였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점은, 죽음에 도달하면 영혼은 세계를 벗어나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니, 그 영역에선 신이 전지전능했기에 영혼을 구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은, 일단은 죽은 사람들을 구원하고, 악을 저지르고 죽은 자들을 회개시키고 반성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세계 안이었다.


결국 죽음 이후에나 구원을 받을 수 있고, 살아있는 동안의 고통은 계속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신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후 인간들은 발전했고 악을 행하여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하지만 신이 알게된 것이 있었으니, 선을 행하는 존재들은 있었고, 그들의 선행이 신에게 일종의 힘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동시에 희망을 가지기 위해, '신'이라는 개념을 고안해 믿는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의 '신' 개념이 실제 신 자신의 모습과 가까울수록 힘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바로 세계 안에 개입할 수 있는 힘이었다.


그렇게 힘을 쌓아가며 세계를 바라보던 중, 시간이 흘러 악이 가득해지는 시대가 찾아왔다.


그때 신이 발견한 존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였다.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삶을, 선을 행하는 삶을 실천하는 그였기에 신은 그동안 모은 힘을 사용해 예수와 접촉한다.


그 둘은 긴 대화 끝에 그들의 선을, 사랑하는 삶을 실천하고 퍼뜨리고자 하게된다.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많은 이들이 선을 행하여 신은 힘을 얻어, 세계에 크게 개입하여 모두를 구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예수는 그러한 삶을 살다 십자가에 매달려서, 죽었다.


부활은 없었다. 그는 인간이었으나, 고귀하고 숭고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 의도가 전해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 제자들과 권력가들이 왜곡을 시작했고, 신의 의도는 변질되었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만들고, 성경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아담과 이브를 만들어 인간에게 원죄를 씌웠다.


죽음마저 받아들이고 죽은 예수를 부활시켰다.


그들은 지배를 원했다.


유대교의 것을 자신들의 신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긴 시간동안 왜곡당한 신의 의도는 아어져왔다.


하지만 평안교의 창시자, 리셋 후 대혼란기에 성자로 불리우며 수많은 이를 구한 히어로 ○○○에 의해 신의 진실된 의도가 다시 부활했다.


신은 예수 다음으로 그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렇게 평안교가 탄생했다.


신을 믿고, 선을 행함으로써 모두의 구원에 가까워지는 것이 평안교의 목표이다.


또한 평안교의 신을 믿지 않더라고, 선행을 행한 사람이라면 구원을 받는다.


->그렇다면 왜 평안교를 믿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 이유는 신을 믿음으로서 신의 힘을 더욱 증대시켜 언젠가 찾아올 구원의 때를 앞당기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신은 평안교를 믿지 않는다고 해서 그자를 벌하지 않는다. 그가 자기 나름대로의 선을 행한다면, 그는 그자체로 고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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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과 같이, 평안교는 전지전능을 제한시킴으로서 전선을 지켜냈다.


악의 문제를 신의 제한적 전지전능성으로 해결하려 한것이다.


그리고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죽음뒤에 구원이 있다고 맹목적인 자살을 하는 것은 좋지 못한 것이라고 논리적으로 결론내릴 수 있다.


오래 삶을 오래 이어가 살면서 선을 행하고 신을 믿음으로써 모두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


상황이 너무 힘들어 자살하는 게 아닌, '어차피 사후에 구원이네? 그냥 죽어도 되겠네.'라는 건 다른 이가 아닌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평안교에서의 믿음과 사랑, 그것을 실천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은 지극히 이타적인 범위로 확대된다.


이로써 평안교는 다음과 같은 특성 등을 지니게 되었다.


1.복수하는 신이 아닌 미안해하는 신.


2.자신의 구원을 넘어서 모두의 구원을 위한 선행과 믿음.


3.배척이 아닌 포용.


4.믿지 않는 자를 탄압하는 게 아닌 존중하고 포용하는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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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히어로 세계관에 종교가 존재한다면 어떤 형식이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