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밑은 굳은 땅, 굳은 살
숨쉬는 고생과 귀의엔 종이배를
우리네 이마 위엔 물을 먹은 지갑을 올리면
마른 모래가 흐를 것 같아
푸르게 날 선 철근과 단단한 피부
바쁜 지하철의 발과 버스의 타이어
오늘을 알려야 하는 그 슬픈 운명의 첨단
구슬픈 칠성들의 밤
그 아래로는, 모래가 흐를 것 같아
비산하는 홀로의 빛들
유리조각이 산산이 흩어지던 사막을 보면
힘없이 흐를 것만 같아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갓 남겨진 발자국을 비우는 불모-광야의 바람
그래서인지 뜨거운 얼굴로 바라보아야 할 족적,
나의 긴 꼬리를 쓰다듬어 볼 때면
꼭 모래가 흐를 것만 같아
외로이, 그리고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