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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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시즈카와 유키카게는 역 앞 광장의 벤치에 앉아 초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유키카게가 물었다.


“그래서 말이야 시즈카, 네 ‘언니’라는 사람을 왜 우리들이 마중 나가야 하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미국에서 친구들까지 왔다며?”


“에르메스 씨랑 엠포리오는 죠스케 오빠 차 타고 오는 중이야. 뭐, 우연히 ‘도로’가 막혀서 죠린 언니보다 죠스케 오빠가 먼저 도착할지도 모르지. 그나저나 야나기 군 말이야~ ‘셰이디’의 능력에 제대로 당해서 보름 동안 잠만 자다가 장학금이 취소될 위기래.”


“어쩌냐… 그 녀석, ‘유학생’이잖아?”


“등록금 만이라도 죠린 언니한테 부탁해 볼까… 그런 생각 중이야.”


그때, 지나가던 행인들이 수근거렸다.


“이봐, 저 차 좀 봐, 롤스로이스 팬텀이야!”


“저런 비싼 차는 누가 타고 다닐까?”


“오토이시 아키라 아냐? 얼마전에 번화가에서 봤다던데?”


“바보야, 그 인간은 스포츠카 밖에 안 타고 다녀. 게다가 ‘보닛’을 봐, ‘OUTO-록’ 심볼이 아니라 ‘나비’ 모양이잖아.”


그 말에 시즈카와 유키카게 모두 그쪽을 돌아보았다. 은빛으로 빛나는 롤스로이스 팬텀이 자연히 그들과 거리를 두는 차량들 덕분에 홀로 교차로를 돌아 광장 앞 임시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주차 공간을 꽉 채우며 주차를 하던 롤스로이스 팬텀의 보닛에는 익숙한 나비 심볼이 그려져 있었다. 마침내 팬텀이 완전히 멈추자 그 즉시 운전석 문이 열리고, 양복을 입은 나이든 여자가 내리더니 뚜벅뚜벅 뒤로 걸어가 뒷문을 열었다.


“도착했습니다, 사모님. 저기 죠스타 아가씨도 계시는 군요.”


차에서 내린 사람은 어디서나 볼법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나이는 아무리 많이 쳐줘도 30대 초중반에 불과했으며 당고처럼 말아서 땋은,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여인이었다.


“수고 많았어, 발렌타인. 푹 쉬고 있어.”


그녀가 광장의 시즈카에게 다가오자, 시즈카는 엄마를 만나는 어린 아이처럼 그녀에게 다가갔다.


“죠린 언니!”


둘은 가볍게 서로를 껴안았다.


“시즈카, 잘 지냈니?”


“응, 당연하지!”


그러던 죠린은 유키카게와 눈이 마주쳤다.


“이 ‘남자’가… 네 ‘남자친구’?”


“아…! 처음 뵙겠습니다. 시즈카의 남자친구 되는 카와지리 유키카게라고 합니다.”


죠린은 그의 이름을 듣고 묘한 표정을 짓더니 손을 내밀었다.


“쿠죠 죠린이라고 해. 시즈카의… 음… 아무튼 그냥 언니라고 생각하면 편해.”


유키카게는 그녀와 악수를 나누며 생각했다.


‘확실히… 시즈카와 죠린 씨는 전혀 닮지 않았다. 물론 시즈카는 ‘입양아’니까 닮으면 그 쪽이 더 이상하기는 해도… 어떻게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스타일’이 다를 수 있을까? 뭐랄까… 시즈카는 작고 요정같이 귀엽다. (지금은 좀 쪘지만) 겉보기에도 상당히 빼빼 마른 체형이고 학창시절에는 ‘트러블’을 일으킨 적이 한 손에 꼽히는 모범생이지만 친구가 적어 외로운 생활을 보내 남자친구 하나 없었던 과거를 가졌으며 나랑 사귈 때는 ‘육식녀’처럼 굴면서 스킨십을 원했지만 정작 침대에선 부끄러워하는 귀여움도 갖췄고, 완벽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엉성한 면이 가득한 게 시즈카였다. 하지만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죠린 씨는 아무리 봐도 그 반대.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가 3년을 복역한 건 시즈카에게 들어 알고 있었고,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잘하긴 했어도 가는 곳마다 사고를 치는 ‘트러블 메이커’에 집안 명성을 깎아 먹을 정도로 과격하게 놀았다고 했다. 게다가 복장이나 체형, 눈빛, 표정 하나하나에 가득가득 ‘섹기’가 담겨 있는…  ‘서큐버스’ 같은 인상의 당혹스러울 정도로 섹시한 여자다. 누군지는 몰라도 남편 분이 조금 부러울 정도로.’


“아무튼 시즈카, 죠스케 오빠는 언제 온대?”


“한 20분 정도 더 걸린다고 했어.”


죠린은 벤치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럼… 올때까지 기다려 볼까? 시즈카, 미안한데 ‘커피’… 아니, ‘물’ 한 병만 사다 줄래? 너랑 카와지리 군 마실 것도 같이 사오고.”


시즈카가 죠린이 건넨 카드를 받자, 유키카게가 말했다.


“시즈카, 내가 갔다 올 게. 쿠죠 씨, 따로 마시는 ‘브랜드’는 없죠?”


죠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키카게가 편의점으로 가자, 시즈카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언니, 이 ‘도시’에 또 사악한 스탠드 유저들이 돌아다녀. 그것도 집단적으로! 그들이 하나같이 ‘빅 브라더’라는 자를 언급하고 그 자의 스탠드 ‘아이언 메이든’이…!”


“나도 알아. 이미 죠스케 오빠한테 다 들었으니까. 이미 ‘재단’이 다시 이 도시를 눈 여겨 보기 시작했어. 에르메스와 엠포리오가 온 것도 그것의 연장선이야. 마음 같아선 나와 안나수이도 도와주고 싶지만…”


죠린은 자연스럽게 자기 배에 손을 올렸다.


“이래선 불가능하지…”


잠시 그녀의 손과 배를 바라보던 시즈카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언니, 설마!”


죠린은 얼굴을 붉히더니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안나수이가 워낙 둘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러서… 이제 8주째야.”


“어떡해~! 언니, 축하해!”


때마침 유키카게가 돌아왔다.


“축하? 뭐가?”


“비밀이야!”


죠린은 유키카게가 사온 물을 받으면서 두 사람이 인스턴스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았다.


“카와지리 군, 넌 나중에 시즈카 카드는 쓰지 마. ‘카드사’에서 전화 올 것 같아. 그 와중에 물은 ‘에비앙’이네. 고마워.”


그렇게 죠스케 일행을 기다리던 중, 시즈카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죠스케 오빠, 곧 도착한대. 5분 정도 남았다고 했어.”


그때, 죠린의 시선이 광장을 돌아다니던 소녀에게로 향했다. 새카만 옷을 입고 마스크까지 쓴 채 짙은 화장을 한 소녀였다.


“이 동네에도 ‘토요코 키즈’가 있나 보네. 하루토 데리고 나가면 저런 애들 없는 곳 찾느라고 고생인데.”


시즈카도 따라서 소녀를 바라보았다. 금발머리에 트윈테일까지 한 가녀린 소녀였다.


“’뉴스’에서나 본 것 같아. 그나저나 단체로 돌아다닌다고 알고 있었는데, 홀로 거니는 경우도 있구나…”


유키카게는 의문을 표했다.


“뭔가… 이상한 걸? ‘모리오시’의 ‘가출 청소년’들은… ‘역 앞 광장’에는 모이지 않는데?”


그 순간, 초여름 더위로 땀에 젖어 있던 죠린의 손에서 물병이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셋 모두 동시에 그것을 알아 차렸지만 잡지 못했고, 물병은 바닥에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셋 모두 동시에 경악하고 말았다. 바닥에 쓰러진 병에서 줄줄 흘러나와야 할 물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고 있었다.


“물이…”


“흐르지 않아?”


“마치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된 것처럼…”


죠린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스탠드, 스톤 프리를 꺼냈다.


“스탠드다. ‘스탠드 유저’가 주변에 있어!”


“스탠드 유저?! 어디에? 아니, 그보다 여기서 어떻게 ‘스탠드 유저’를 특정하지?! 광장에 지나다니는 사람만 해도 수백 명은 될 건데!”


죠린은 팔을 실로 풀어내더니 대뜸 주먹을 날렸다.


“거기다!”


주먹은 정확히 그 소녀를 향했고, 그와 동사에 노란 피부를 가진 스탠드가 나타나더니 그것에 닿지도 않고 주먹이 튕겨졌다. 시즈카와 유키카게가 그 광경을 보고 소리쳤다.


“스탠드!”


“그렇다면… 저 ‘아이’가!”


소녀는 고개를 돌려 셋을 바라보았다.


“눈치가 빠르네… 아줌마? ‘스피드왜건 재단’이 ‘빅 브라더’를 추적한다고? 그럼… 막아야겠지?”


시즈카와 유키카게도 스탠드를 꺼냈다.


“언니… 무리하지 마. 우리가 알아서 할 게.”


소녀는 고민에 빠진 아이처럼 팔짱을 꼈다.


“음~ ‘임산부’를 공격하면 좀 큰 ‘범죄’려나~?”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소녀는 순식간에 돌변해 마스크를 벗어 던지더니 광기에 찬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상관없어! 임산부든 뭐든 상관 안해! 아이미는… ‘나쁜(배드) 아이(가이)’니까!”


죠린은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시즈카… 카와지리 군… 솔직히 말할 게. 지금 ‘이 몸’으로도 싸워서 ‘승리’하는 건 어렵지 않아. 하지만… 난 ‘의문’을 떨쳐낼 수가 없어. 분명 ‘스톤 프리’의 주먹은 저 스탠드에 닿지 않았어… 하지만 마치 ‘주먹’에 맞은 것처럼 튕겨버렸지. 그 ‘이유’를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면… 그리고 빨리 그것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어쩌면 질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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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죠 죠린(Jolyne Cujoh)

출생: 1992년 8월 15일 미국 뉴욕시

현 거주지: 일본 도쿄

스탠드: 스톤 프리

가족관계: 쿠죠 죠타로(아버지, 사망), 쿠죠 안나 체펠리(어머니), 쿠죠 나르시소 안나수이(남편), 쿠죠 하루토(아들), 둘째(임신 중)

그 간의 이야기: 출소 후 안나수이와 결혼했으며 한동안 미국에 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일본으로 이민갔다. 외가와 친가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은데다 죠린 자신의 수완도 좋아 코로니 시기까지 무시하고는 굉장한 갑부가 되었다. 현재 비서 겸 운전기사로 일하는 B. 발렌타인 집사는 그녀의 할머니 홀리 죠스타 밑에서 일하다 옮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