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문이 버겁게 열리면
아찔한 시선들이 나를 에워싼다.
그 찰나에도 내 등줄기의 식은땀은
오싹하기만 하다.
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리고 자기 할일만 바삐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아니라 인물 훤한 놈이였다면
그 즉시 인사라도 해주었을 것이다.
자리로 사뿐 걸어가 앉는다.
사실 내 자체로는 그리 얌전한 성격은 아니다.
그런데 마구 교실바닥을 활보하기에는
힘쎈 놈들 눈치가 자꾸만 보이기 마련이었다.
그러니 얌전히 책이나 읽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글이 눈에 들어오겠는가?
반 뒤에서 1, 2등을 다투는데 말이다.
책은 서랍에 되는대로 쑤시고
대강 엎드려 눈이나 좀 붙히였다.
딱!
급히 위를 보았다
하하하!
아마 나의 그 표정을 여러분이 실제 봤다면 웃음을 참지 못하였을 것이다.
저 놈은 질리지도 않는지 나를 가만히 놔두는 법이 없다.
덩치가 산만해 내 두 어 배는 족히 돼보인다.
제일 얄미운 것은 저게 끝이라는 것이다.
아예 안 괴롭히거나,
차라리 전학이라도 당하게
줘패버리던가,
애매하게 건드니까 뭘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흉하게 큰 입술이 쭈욱 찢어지며 엷은 웃음소리를 내보인다.
하지만 아무 말조차 할수없다.
난 그저 더 눈이나 붙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