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혁씨, 이쪽으로 오세요."


주중의 외과병원은 상당히 한산했다. 규혁은 사람이 얼마 없는 대기석에서 휴대폰을 5분 정도 만지작거리다 간호사가 부르자 이내 일어났다.


오른쪽 복도 맨 끝자락에 있는 진료실이었다. 간호사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는 "들어오세요"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간호사는 진료가 끝나면 수납 창구로 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규혁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책상 옆에는 그와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젊은 남자 의사가 하얀 가운을 입은 채 앉아있었다. 적당히 태닝한듯한 피부색, 깔끔한 헤어스타일, 동그란 안경 그리고 홑꺼풀 눈, 와이셔츠와 의사 가운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근육질 몸매, 젊은 나이와 대조되는 매력적인 중후한 목소리. 딱 규혁의 이상형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침을 꿀꺽 삼켰다. 


"오규혁씨죠? 이쪽에 앉으세요." 컴퓨터 화면을 보던 의사가 고개를 들고 책상 앞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의사와 눈이 마주친 규혁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나무외과 고경훈 의사"라는 명패가 세워져 있었다.


"어디가 불편하셔서 오셨죠?" 의사가 물었다.


"아...그게...항문이 약간 가려워서요. 한 며칠 전부터. 크게 불편한건 아닌데 혹시 몰라서 왔어요." 규혁은 기분탓인게 분명한데 굳이 병원까지 와야했을까 생각하며 부끄러운듯 고개를 약간 숙인채 말했다.


"네. 술이랑 담배는 하세요?" 하지만 의사는 부끄러워하는 규혁의 모습에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술은 한 한달에 두 세번 쯤 마시고, 담배는 한달 전부터 끊었어요."


"그럼 일단 간단히 검사를 한번 해볼게요. 이리 들어오세요." 의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에서 열쇠를 꺼내 진료실 왼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의사가 일어서자 규혁의 눈에 들어온건 그의 190정도 되는 훤찰한 키, 발기된 듯 살짝 튀어나온 바지, 그리고 튼실한 엉덩이. 규혁의 자지는 어느새 딱딱해졌다.


문을 열고 나온 작은 방에는 매우 특이하게 생긴 진찰대가 있었다. 진찰대의 한쪽에는 배게가 놓여있었고, 반대편 끝쪽 양 옆에는 다리를 지지하는 용도로 추정되는 지지대가 있었다. 무엇보다 진찰대의 중간에는 간이 커튼이 쳐져있었다는게 제일 특이했다.


"외투랑 신발이랑 바지 벗으시고 여기 누우세요." 의사가 말했다.


규혁은 외투와 신발을 벗고, 벨트를 풀어 바지와 팬티를 벗은 다음 방 한쪽에 있는 옷걸이에 걸었다. 상의만 입은 그가 진찰대에 올라가 눕자, 보이지 않는 커튼 반대편에선 의사가 그의 두 다리를 양쪽 지지대에 올렸다. 하반신을 완전히 의사에게 맏긴 규혁은 민망하면서도 괜스레 흥분스러웠다.


"진찰대가 특이하게 생겼네요." 민망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규혁이 물었다.


"하하. 저희 병원에서 쓰는 설비들이 좀 특이하거든요. 두 다리를 벌려야 통증이 좀 덜할겁니다. 커튼은 별거 아니고, 왜 치과에서 진찰받을때 얼굴 덮는 천을 쓰잖아요. 그거랑 비슷한거에요." 의사가 웃으며 답했다.


"그럼 먼저 내시경으로 간단히 살펴볼게요." 의사가 내시경을 규혁의 항문에 집어넣자, 규혁은 작은 소리로 "으...으읍..." 하며 신음을 냈다.


"아프세요?" 의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아니...기분이...좋아서..." 규혁은 자신의 후장에 뭔가를 삽입하는 의사 생각에 흥분한 나머지 그만 마음속에 있던 말을 입밖으로 내보내버렸다. '세상에, 내가 뭔 소리를 한거야, 진찰 끝나고 뭐라고 둘러대야하지.' 규혁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사는 못들었다는 듯 내시경을 빼고 규혁에게 말했다. "전반적으로 깨끗하네요. 일단 가려움증의 원인은 내시경으로는 잘 보이지가 않는데, 한번 이보다 더 두꺼운걸로 확인해볼게요. 조금 아플 수 있어요."


규혁이 뭘로 확인하냐고 물어보려고 하던 찰나, 이미 반쯤 벌어진 규혁의 후장에 미끄러운 막대기가 쑥 들어갔다. 아마 장갑을 쓴 의사의 손가락같았다. "아흫..." 혹시나 또 이상한 말을 할까봐 규혁은 가까스로 신음소리를 참았다.


미끄러운 막대기는 규혁의 후장을 이리저리 자극하더니 이내 빠져나갔고, 커튼의 반대편에서 벨트 푸는 소리와 지퍼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규혁은 미친듯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까스로 가라앉혔다.


"이제...들어가겠습니다..." 의사의 손이 규혁의 허리에 살포시 얹어지더니, 좀 전 보다 몇배는 두꺼운 단단한 물체가 규혁의 후장으로 밀어들어왔다. 커튼 반대편에서 "하읏..." 하는 짧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좀 더 깊히...아흣..."


"하...흐앗...하악...환자분...너무 쪼여요..."


작은 방은 두 남자의 거친 숨소리와 하체가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 메워졌다. 커튼과 진찰대는 격렬하게 움직였고, 규혁의 몸은 금새 땀범벅이 되었다. 그는 입고있던 스웨터를 벗어던졌고, 커튼 반대편에서도 의사 가운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규혁의 허리에 부드럽게 얹어져있던 손에는 점점 힘이 가해졌고, 커튼을 사이에 두고 둘의 하체도 점점 더 격렬하게 부딪혔다. 


"하흣...선생님...저 쌀것같아요..." 전립선까지 밀려오는 의사의 자지에 규혁은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커튼에 튈 정도로 정액을 잔뜩 분출했다.


"하아...하아..." 의사의 자지가 규혁의 후장에서 빠져나왔다. 규혁은 오랜만의 섹스에 힘든 나머지 의사가 그의 정액을 닦아주는동안 진찰대에 누워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몇번의 심호흡 끝에 규혁은 전화 걸기 버튼을 눌렀다.


"나무외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녕하세요. 혹시 고경훈 선생님 바꿔주실수 있으신가요?"


"고경훈 선생님은 얼마전에 이직하셨는데...무슨일이시죠?"


이직? 갑자기 왜? 그때 진료실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설마...진찰을 받은 사람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더 있는걸까??


"아...혹시 어디로 이직...아 아닙니다. 수고하세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