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이 하늘임을 인정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저 하늘은 푸른색 천장이고, 노을빛 양탄자다.

 저 하늘엔 내 양심이 투영되어 나를 감시한다.


 하늘은 내겐 하늘이 아니었다.


 하늘은 내겐 벗이였고

 가끔은 그리운 사람들을 불러줬다.


 하늘은 항상 내 편은 아니였다.


 기쁜 날엔 함께 눈물 흘렸지만

 슬픈 날에 함께 울어주진 않았다.


 그런 하늘이 더 이상 야속하진 않다.


 하늘은 투명한 거울같은 나의 벗이지만

 벗이 내가 바라는 일만 하지 않듯이

 하늘은 그저 하늘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