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햇빛이 달라붙은 아침에

 힘겹게 눈꺼풀을 올리면

 창문 틈새로 빨래가 거풀거리고

 머리맡의 물잔에 윤슬이 아름답다.


 침상에 앉아 찬찬히 둘러보자면

 헐겁게 닫힌 문틈새로 빛이 스며들고

 바닥의 먼지들이 빛을 반죽한다.

 내가 일어나면 먼지들도 눈송이처럼


 문고리를 붙잡지만 열지는 못한다.

 헐겁게 닫힌 문은 바깥에서 잠겨서

 누군가 열어주기 전까지 기다린다.

 문을 박차고 나가기는 너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