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모두는 각자의 재능이 있는거야.



  어릴적부터 지당하다는듯 들어왔던, 격려의 말들. 사실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하는 거짓말의 일종일지 모르지만, 어린아이는 그런 말들에 현혹되기가 쉽다.


  너는 노래를 잘 하는구나, 너는 춤을 잘 추는구나, 너는 노래도 춤도 못하지만 열의가 있구나.


  잘하거나 못하거나, 그렇지 않더래도 열의가 있기만 하면 그것이 재능이라고 치부하고, 모두는 평등하다는듯, 특출날것이 없다는듯 하고. 어떤 아이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양 착각하기도 하는것이다.


  나는 그럼에도, 열다섯 즈음엔 그렇지 않다는걸 어렴풋이 알았지만, 누군가 내 일기를 훑어보고 가벼이 뱉은 말에 매달려 꼭 이것이 내 길이라는 듯 한것이다. 몇년을 써온 샤프펜슬과 노트들이 내 의지를 뒷밭침하는듯 하고, 그런 말을 뒷받침하는듯 했으니까.


  어떤 사람은 그걸 미련이라고 부르겠지, 실은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하는걸, 이건 미련일뿐야, 나에게 어떤 재능이 없음은 자명해. 그런 생각만 머리에 가득하고 어지러워, 귀에 이어폰을 쑤셔놓고 노래만 반복한다. 피아노 선율이 마음을 가라앉히기를 내심 기대해보며, 통하지 않을 방법론을 반복한다.


  차라리 나도 백조였으면 좋겠는걸, 저들이 모두 오리였으면 좋겠는걸, 앞을 나는 하얀 새들이 내 친족이었다면 좋겠는걸,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좋겠는걸. 스스로 아주 평범한 오리인걸 너무나 잘 알아서 그렇게 아프다. 



  재능은 하늘이 내리는 축복인지도 모르지, 그럼 난 뭐지, 축복인척 가장한 저주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