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을 걸은 날에
산등성이선 우레가 울린다
구름을 만지려 정상에 오른
맨몸의 사나이야.

틀린 적은 한 번 없었다.
의문을 엮은 사다리에
팔다리를 의지해 태양으로 가자

메말라 추락한 이카루스와는 달리
나는 누구보다 드높이 향했으나
아직도 두 땅을 밟고 섰다.
깊숙이 박아넣은 의문아
직립한 방향대로 몸을 펼쳐라
그렇게 태양까지

비탈길을 내려온 날에
태양빛이 눈부셨다
구름에 누우려 시작했던
소박한 꿈아.
심장까지 타들어갈 것임을 알면서도
제 몸까지 불살라 도달할 곳에
구름 한 점 받아줄 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