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싹이 젖은 흙에 뿌리로 안착해

바람과 교감을 맞으며

비와 해의 보살핌을 받고

아름다운 꽃들을 보고 마음을 다잡아서

너는 결국 가만히 서 있어 꽃으로 자라났다.


꽃도 생명이어서 이 넓은 하늘에

한 곳만 보느라

많이도 지루했겠다.


꽃은 다른 구름들을 보고 싶었지만

연약한 뿌리는 움직임을 몰랐고

꽃 역시 그러했다.


꽃이 자신을 예쁘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또 옆 풀을 캐는 노인들을 보고

이 가벼운 삶 다시 태어나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자고

꽃은 남몰래 하늘에게 빌었다.


안된다, 안된다! 사람이 되고자 하는 너의 소원은 기필코 꿈이 되선 안된다. 사람이 되고자 하는 건 실수다!

넌 아직 움직인다는 무서운 각오와 호기심의 책임감을 모른다. 작은 것이 큰 세상을 짊어져 다채로운 어두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넌 산 너머로 보지 못했단 말이냐?

사람들은 되려 너를 꿈꾼다... 햇빛의 선의를 즐거워 하고 비를 시원하게 받아드리는 너를 꿈꾼다 . 우리에게 햇빛은 새로운 시작의 공포고, 비는 내면 밖으로 나온 우리들의 마음이란 말이다....


2.

노인이 손을 움직여

가까스로 옆에 앉아 있는 가족들의 손을 잡아

온기를 느낄 때,

그들은 노인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히끄무리하게 변할 때

그의 가슴에 한 줄기 빛이 세어 나왔다.

그 빛 속에 주가 그를 맞이한다 생각하니

그는 울컥거려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무언가가 스쳐가는 소리가 들리고

그가 눈을 떴을 때

바람들이 꽃들을 감싸어

부드럽게 노래하고 있었다.


마침내 누군가가 그의 심장을 두드릴 때

그는 꽃들의 흐느끼는 노래를 듣고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을 뻗어 올라가는 것을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울었다.

꽃들과 함께 울었다가, 이윽고 구름과 함께 울었다.


당신이 만든 죽음 때문에 사람이 슬퍼하니

조용히 살다 행복을 주고 조용히 죽는

난 지나 꽃이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