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겐 꿈이 있었다.

저승사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왜 저승사자를 만나고 싶었냐고


자기가 아는 저승사자는

망령 중에서 제일 인간답고

망령 중에서 제일 자유롭다고 한다.


그는 죄도 많이 지어

결국 저승사자가 되었겠지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나는 되물었다.

그 늙은 몸으로 만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냐고


너를 가장 사랑한다고,

그 말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소녀는 꿈을 이루었다.

창백한 그의 얼굴에 따뜻한 눈물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