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어여쁜 건 하나 밖에 없네. 자네는 그걸 알고 있는가?"

부채를 부치던 작은 체구의 여자아이는 강가의 작고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따라오던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등에 메고 있던 짐을 내려놓은 뒤 자갈밭에 무릎을 꿇고 여자아이에게 답했다.

"그건은 스승님이지요. 스승님 외엔 아름답고 어여쁜 건 없다 생각합니다."

남자의 스승은 기쁜 듯이 웃었다.

"허허... 얘기만 들어도 기분은 좋네. 하지만 틀렸다고 말하지. 나 또한 어여쁘고 아름답지만 나보다 더 아름다우며 어여쁘고 심지어 이쁘기까지 하네. 그게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의 스승이 자신이 답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제자는 여태 같이 따라다니며 보았던 것이 있기에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것이야 말로 스승님입니다! 스승님은 나이가 들어서도 제겐 여전히 아름답고 어여쁘며 주무실때의 얼굴은 귀여우십니다. 그러니 스승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승님 한분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허허... 기쁘고도 기쁘구나. 하지만 아니야 나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이 있지. 안으면 포근하다고 느끼고 작으면서 마치 인형이 걸어다니는 것처럼 신기하기도 해."

스승이 자신을 껴안는 시늉을 하며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제자는 스승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야 스승님은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가끔 안길때에 포근하니 그렇습니다. 하물며 최근에는 환골탈태를 하다 어긋나 어린 모습으로 돌아가 작고 인형이 걸어다니는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저는 스승님 하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승은 부채를 접고 한숨을 쉬며 자신의 질문을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제자에게 실망하는 듯 했으나 답을 떠올리자 웃음이 나와 기쁘게 입을 열었다.

"아니야. 정답은 농일세. 농은 참으로 귀엽고 어여쁘며 아름답지. 때론 외모에서 흐르는 색기에 나도 모르게 매료되어버리는 이상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나도 농이 되고싶었네. 쭉 그러한 생각을 하다보니 환골탈태를 하다 마음에서 내가 정녕 원하는 게 이것임을 깨달아 이러한 모습이 되었지."

"그럼 스승님의 실수가 아니라 의도인겁니까?"

"맞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내 의도일세. 어떠한가 나의 이 아름답고 어여쁘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농한 몸매는?"

스승이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며 유혹하듯이 몸을 베베 꼬자 제자는 일어나 고함을 질렀다.

"갈!!! 스승님은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네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그러느냐. 이것이 나의 꿈이며 내가 원했던 이상향인 것을... 혹시 자네는 내 옛모습을 더 좋아했는가? 그 쓸데없이 가슴은 무겁기만 하고 너무 출렁거려서 몸도 가누기 힘들던 그런 몸매를 말이야. 그러한 것을 바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 내 제자가 그런 사람임을 알았다면 내쫓았을 터인데."

스승의 말을 듣자 제자는 전에 봐왔던 것도 있고 환골탈태가 맞는지 모르겠으나 스승이 그렇게 주장하니 그렇다고 넘긴 환골탈태를 봤던 걸 생각하니 스승이 맞다고 생각하여 진정하고  다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스승님. 저는 여전히 스승님을 좋아합니다. 외적이 아니라 내적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셨던 스승님을 말입니다. 하지만, 스승님이 농을 좋아하셨다니 어째서 빵을 좋아하지 않느냔 말입니다. 스승님은 빵이 좋아 그런거 아니셨습니까? 술만 마시면 제게 가슴을 만져보라며 다가왔던 스승님이 이런 성적취향을..."

"농은 농이고 빵은 빵일세. 둘다 좋아하면 그만 아니겠나? 나는 농빵 둘다 좋아한다네. 그나저나 몸이 어려진 탓인지 졸립군. 먼저 자러 갈터이니 주변을 좀 보다 잘 수 있도록 하게나. 오늘은 뭔가 낮에도 졸리구나..."

스승의 말에 제자는 감격해 주변에 있던 젖은 장작들을 모아 불을 지피며 옷 안에 넣어놨던 책에 방금 있었던 일화를 적기 시작했다.

추후 이 내용은 어려진 스승과 그녀를 따르는 제자의 전기가 생기는 시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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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한자로 4글자 쓰는 걸 생각해봤는데 그거 말고도 마땅히 쓸만한 게 있으려나

물론 무협이란 걸 잘 몰라서 이건 여기서 끝낼 생각이긴한데 그래도 제목이 있음 좋을 거 같기도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