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5분


박통은 안전가옥에서 만찬을 하고 있었다.


만찬에는 경호실장 차지철, 비서실장 김계원, 그리고 중정부장 김재규가 있었다.


"예예예이  예~ 예~ 예~"


하지만 그날 만찬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중정부장 김재규의 머리에서 땀이 맻히기 시작하고, 비서실장 김계원은 뭔가 숨기고 있는게 있는지 침울한 모습이었다.





조금 뒤. 



김재규가 갑자기 술잔을 내리치고, 벌컥 일어났다.


"-차지철 이놈! 각하를 좀 제대로 보필하란 말이야!"


"-뭐..뭐야?!"



그리고 김재규의 정장 오른편에서 권총이 나왔다. 그리고...


"-너 이 자식, 건방져!"


"탕!"


총알은 차지철의 오른손과 폐를 관통했고, 차지철은 그대로 쓰러졌다.


"-으아아악!"


"-뭐하는 짓이야!"



김재규는 그대로 총구를 박통쪽으로 돌려, 박통의 몸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박통은 작고 무거운 무언가가 자신의 어께와 날갯죽지를 뚫어버리는 듯한 충격을 받고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왜이래.. 왜이래...윽!"



나지막히 들리는 차지철의 비명과 함께, 갑자기 불이 꺼지고, 희미한 총격음을 들으며 박통은 의식을 잃었다.








1979년 10월 27일, 오전 8시. 동양방송 라디오 긴급보도


(시보음)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탄에 맞고 중상을 입었습니다.


어제 삽교천 준공식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서 궁정동 중앙정보부장 만찬장에서 만찬을 하던 도중, 김재규가 쏜 총탄에 맞아 어제 오후 8시쯤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한편 이번 만찬에 참석했던 경호실장 차지철은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사망했으며, 김재규는 청와대 안재송 경호부장의 총탄에 제압당했습니다.



이민희 기자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겠습니다. 이민희 기자?







.......



1979년 10월 26일, 오후 4시 40분. 청와대 집무실


박통은  집무실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최근, 마산에서 일어난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 명령을 내린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관심을 대외적으로 돌릴수 있을지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이었다.


그러다 문듯, 그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무언가가 떠올랐다.


박통은 책상 아래 서랍에서 빳빳하고 넓은 종이 한 장과 안경을 꺼냈다.


그리고 안경을 끼고, 그 종이에 그려진 무언가를 보기 시작했다.



"-이게... 방산체에서 가져온건가?"


그 종이의 왼쪽 상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ATLAS A MISSILE BLUEPRINT'

'CONVAIER'

'CLASSIF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