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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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처럼 무너진 손은 이윽고 팔로 번졌다. 양 팔이 물을 잔뜩 머금은 진흙처럼 흐물흐물하게 축 늘어진 것이다.


“빅 브라더께서 저를 보내시어 부득불 오게 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부득불) 오게 되었다니 조금 모순적이라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가기 싫다는 것을 빅 브라더께서 강요하셨으니 부득불 온 것이 맞습니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그러나,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마저 양 팔이 진흙처럼 녹아 있었다.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참고로 제 ‘스탠드’에 당하면 당신의 스탠드도 똑같이 물러진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계약서’라도 써 드릴까요? 물론 약점도 100페이지 계약서 어딘가에 자그맣게 써 드리겠습니다.”


한편, 시즈카는 2층 작은 방에서 드디어 물건을 찾았다.


“생각도 못 하고 있었네… ‘진격의 거인’ 1권을 여기 두고 갔을 줄이야.”


물건도 찾았겠다, 돌아가기 위해 문을 연 순간, 시즈카는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뭐지? 이 ‘느낌’은? 이상해…’


그리고, 그런 시즈카의 눈에 복도 곳곳에 찍힌 발자국이 들어왔다.


“발자국? 그런데… ‘신발 자국’이야. 크기도, 방향도 제각각이고. 어디로 이어진 거지?”


시즈카의 눈길이 복도 안쪽으로 향하던 순간, 그녀는 경악하고 말았다. 복도 안쪽에 아야나가 온 몸이 진흙처럼 무너져 내린 채 쓰러져 있었다.


“언니!”


시즈카는 네버마인드를 꺼낸 채 조심스럽게 발자국을 피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언니! 이건?!”

‘의식은 없지만 숨을 쉬고 있어… 맥박도 뛰는 것 같아. 하지만… 하지만 이건!’

“스탠드 공격이야! 그것도 죠스케 오빠의 가족을 노리고 있어!”


시즈카는 주머니 속의 휴대폰을 꺼내려 하다가, 그만 휴대폰을 놓치고 말았다. 급히 휴대폰을 주으려던 시즈카의 어깨가 벽에 닿는 순간, 시즈카의 어깨가 진흙처럼 흘려내렸다.


“뭐라고오오오?!”

‘당했다! 몸이…’


당황한 시즈카는 다리를 움직이다 다른 발자국을 밟았고, 순식간에 다리가 진흙처럼 무너져 내리며 그대로 엎어졌다.


“다리가…!!”

‘연락을 해야 해! 에르메스 씨에게!’


시즈카는 빠르게 에르메스에게 연락을 가했다. 곧바로 에르메스가 연락을 받았다.


“여보세요, 시즈카?”


한편, 픽시즈는 여유롭게 죠스케를 바라보았다.


“2층에 한 명이 더 있군요. 아마 시즈카 죠스타려나요?”


이미 어깨를 넘어 상체가 녹아내리고 있는 죠스케는 매우 분노한 얼굴로 소리쳤다.


“시즈카는 아야나랑 무네타카처럼 쉽게 당하지 않을 걸? 분명 상황을 파악하고 에르메스 씨에게 연락을 했을 거야!”


픽시즈는 조롱에 가까운 웃음을 지었다.


“아쉽게 됐군요. 제 ‘스탠드’는 얼핏 보면 단순한 ‘설치형 스탠드’라고 느끼시겠지만… 실은 이 집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누가 당했는지, 어디까지 당했는지, 상태는 어떤지… 모두 알 수 있죠. 이미 시즈카 죠스타는 오른쪽 어깨와 왼쪽 발바닥이 제 스탠드와 접촉했고 오른팔과 왼다리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입니다. 조금 장난을 쳐 볼까요?”


에르메스의 목소리가 들리자, 시즈카는 말을 하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용을 써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여보세요?”


‘어째서?! 왜 말이 나오지 않는 거야? 아직 목이 당하기에는 시간이…!’


“제 ‘러브 앳 퍼스트 스팅’은 아까도 말했지만 ‘발자국’은 매개체, 일종의 ‘트리거’에 불과합니다. 한번 제 ‘발자국’과 접촉해서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 다른 곳을 무너뜨릴 수도 있죠. 이미 시즈카 죠스타의 목은 무너졌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죠.”


픽시즈는 자신의 가방에서 샤프 펜슬을 꺼내 죠스케의 가슴팍을 푹 찔렀다. 죠스케의 가슴팍이 마치 진흙더미를 찌르듯 푹 들어가며 피가 튀었다.


“이제 당신의 ‘간’을 절제하여 그 목숨을 거두겠습니다. 아시죠? ‘간’은 근육이 없어서… ‘출혈’이 일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멈출 수 없습니다. 다음으론 시즈카 죠스타의 목숨을 거둘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크큭.”


픽시즈는 갑자기 입맛을 다셨다.


“당신의 아들… 10살이라 했던가요? 덩치에 비해 깨나 귀엽게 생겼던데… 아들분은 조금 더 살려두겠습니다. ‘이리저리’ 쓸 만 해서요.”


죠스케의 분노가 한계에 달했는지 그는 피가 튀는 것도 잊은 채 마구 발광했다.


“이 망할 새끼가아아아!!”


픽시즈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죠스케를 찌른 샤프 펜슬을 조금 움직였다. 그 자리를 따라 선혈이 튀었다.


“동요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아들이… 눈 앞에서 ‘당하는’ 꼴을 보기 싫다면.”


그리고, 죠스케의 머릿속에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이것으로 모든 퍼즐이 다 맞춰졌다는 듯 경악에 빠졌다.


“너… 너 설마! 5년 전에!!”


“으음~ 기억하고 계실 줄 알았습니다. 뭐, 실적 좀 내겠다고 친구를 사지로 보내 죽이셨으니 잊으시면 안 되지요.”


죠스케의 분노는 계속해서 커져갔다. 그리고, 시즈카는 여전히 전화가 끊기지 않은 휴대폰을 향해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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