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도교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도가 사상이 불교에 흡수된 형태인 선종이 무협지 특유의 세계관과 굉장히 잘 맞물림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 볼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져서 자신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
→ 남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그 존재는 더 높은 차원에서 내려봄
→ 그래서 낮은 경지의 무인은 높은 경지의 무인을 1대 1로 절대 이길 수 없음 / 실력 차이는 동급의 무인 간에만 성립하는 것
→ 또한, 높은 경지의 무인이 자신보다 경지가 낮은 자들의 모든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함

대승불교는 '누구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다.'를 대전제로 깔고 가기 때문에
이러한 깨달음에 의한 경지 상승은 결국 부처가 되는 길이라고 볼 수 있음
서양으로 치면 카발라(세피로트의 나무로 유명한 그거)처럼 인간이 영적으로 성숙해지고 초인(위버멘쉬)나 구원/해탈에 이르는 과정임

또한, 깨달음은 남의 말이나 글로써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터득하는 것; 즉 스스로 구원받는 것임

이는 난해하기만 한 구결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무공을 찰떡같이 써 놨다면 그대로 따라하면서 쉽게 강해질 수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남이 만든 길을 따라간 것에 불과해서 깨달음까지 도달하지는 못함

반면 개떡같이 써 놓으면 그 구결을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같은 무공을 익혔다 하더라도 깨달음에 도달하게 되는 것임

결국 무림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가치관은 깨달음이기 때문에 특유의 세계관에 큰 영향력을 준 게 선종이 아닐까 함

다만 무협물의 주제는 인륜과 협행인데, 이건 발상지가 유교 쪽에 가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