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왕을 처치하고 다같이 돌아왔다. 귀족들과 왕은 우리들을 환한 표정으로 맞이했으며 주민들은 매일매일 환한 얼굴로 축제를 벌였다.


\"고로 이제부터 용병여왕 스테쟈니에를 용병여제로 지칭한다...여왕에서 여제로 올렸다고 생색내기는!\"


나는 맥주잔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서는 다른 용병들이 다같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시끄럽고 어디선가 들리는 싸움소리를 무시한 채. 나는 조용히 앉아서 안주를 집어먹고 있는 크레이티마에게 다가갔다.


\"여, 용사님.\"


\"스테쟈니에.\"


크레이티마 맞은편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녀는 나를 살짝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본 다음 한숨을 내쉬고 안주를 집었다.


\"스테쟈니에. 내가 여기에 온 건 다름 아니라-\"


들고 있던 맥주잔을 그대로 크레이티마 입에 갖다댄다. 그녀는 살짝 인상을 찌푸린 뒤에 맥주잔을 내던졌다. 평소같으면 깨지는 소리가 남들의 이목을 끌었겠지만 시끄러운 소리에 깨지는 소리는들리지 않았다.


\"에이. 진정하라구, 이런 좋은 분위기에.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뭘 말하려고 하는건 좀 그렇잖아? 그나저나. 하일리시는 같이 안왔나?\"


크레이티마의 인상이 더 심하게 일그러졌다.


\"...하아, 언제까지 무시하고 살건지는 모르겠는데, 하일리시는 죽었어. 마왕과의 싸움에서.\"


\"너 농담도 엄청 재미없게 하는거 알고 있지? 다시 한 번 물어볼게. 하일리시는 어디있어?\"


\"나도 다시 한 번 대답할게. 하일리시는 죽었어.\"


나는 용사를 지긋이 노려봤다. 그에 호응하듯이 그녀도 나를 노려봤고 생겨나는 위압감에 건물 내부는 서서히 조용해졌다. 침묵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 그렇게 성기사단장이랑 나랑 만나게 하기 싫은거야? 뭐 됐어. 어차피 집에 짱박혀가지고는 수행이니 뭐니 하고있겠지.\"


나는 용사를 향해 비웃음을 한 번 날려주고 대충 아무 맥주잔을 집어든 뒤 건물 밖으로 나갔다. 저번에 하일리시한테 듣기로 이번 토벌 공적으로 왕궁 내부에 자기 숙소가 생겼다고 했다. 하필 영웅들이 묻히는 요람 근처라고 조금 불평하기는 했지만.


\"여기부턴 특별한 용무 없이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나는 아직 맥주잔을 흔들며 하일리시를 만나러 왔으니 비켜달라고 부탁했다. 경비병들은 잠시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순순히 비켜줬다.


\"하일리시~ 어디있냐~ 술이나 같이 먹자~\"


아직 요람 내부의 지형을 외우지를 못해 돌아다니며 하일리시를 찾아다녔다. 조금 걸으니 매우 웅장한 건물이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니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 추기경 몇 명이 나를 반겼다.


\"아. 용병여왕님.\"


\"이젠 여제랜다. 하일리시는? 또 기도니 뭐니 하고 있나?\"


추기경은 살짝 씁쓸하게 웃더니 현자와 같이 있다고 말했다. 그 꼬맹이랑? 나는 알았다고 대답한 다음에 하일리시의 이름이 적혀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하일리시. 꼬맹이랑 둘이서 도대체 뭔 짓을..오.\"


또 자고있네 하일리시. 꼬맹이도 여전히 침대 옆에 앉아서 뭐라 뭐라 하고있고.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아무것도 모르는 현자라서..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꼬맹이는 또 무슨 마법 공식이 빠졌나보다, 하일리시도 자고 있고. 이거 참.


\"그럼..다음에 올게. 또 자고 있으면 용서 안한다?\"

***
이제 제목은 저런 느낌으로다가. 아 이번 소설은 좀 마음에 안든당. 아 그리고 완장님 소설 탭 따로 추가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