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머나먼 옛날.

영생을 갈구하는 어느 뛰어난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그 마법사는 자신이 원하는 영생과 진리를 얻기 위해 모든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저 북쪽의 높은 산을 넘고 서쪽의 끝없는 바다 너머에 있는 신대륙을 찾고 남쪽의 무더운 사막을 지나, 동쪽의 푸르른 초원을 넘어.

그러나 그의 같은 노력에도 그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 어느 금서에 적힌 제단을 찾아간 그는 책에 적힌대로 주문을 외고 마석을 자신의 심장에 박았습니다.

그리고 그로써 그는 자신의 소원을 이뤘습니다.

'마왕'이 되어 영생을 얻었으니까요.

...

그리고 그런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여신께서는 마왕이 부활할 때마다 새로운 용사를 지정하는 신탁을 내린다.

그리고 나는 16살의 나이에 성인식을 치르기 위해 성당에 갔다가 용사로서 임명되었다.

처음에는 전설 속의 이야기를 꿈꾸며 힘차게 걸었지만 현실은 동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였다.

몬스터는 하나하나가 강력했고 자칭 동료라는 작자들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초짜 시골 소녀로서 험란한 길을 걸어가던 나를 구원해준 건 용사라는 이름 하나만을 듣고서 쫓아왔다는 블라디미르라는 어느 마법사였다.

처음엔 그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차갑게 대했지만 그는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나를 도와줬다.

나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을 구별하는 가르침을 주고 빈곤한 나를 돕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죽음의 위기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수차례 자신의 목숨을 던져왔다.

몇번이고 계속된 회귀 속에서 그를 향한 연모의 정 또한 싹을 키웠다.

내가 용기를 내어 고백했을때 그는 그저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거절의 말을 했지만.

그리고 숱한 도전들 속에서 마침내 그를 희생하지 않고 마왕을 무찔렀다.

감격에 겨워 술을 들이키고 모든 일이 잘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졌고.

그 믿음은 다음 날 급작스럽게 사라진 그로 인해 산산조각 부서졌다.

나를 위해 남긴듯한 감사의 편지 하나 딸랑 남겨놓은 그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찾았을 때.

그는 그저 자살한 흔적을 남긴채 싸늘한 주검으로 남아있었다.

나는 성검을 들었다.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

그가 어째서 죽음을 택했는지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그가 숨기는 비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몇차례고 그에게 구원을 받았고 그렇기에 나 또한 몇 번의 삶을 거쳐서라도 그를 구원할 것이다.

그런 다짐과 함께 그와 영원한 사랑을 나눈다는 바램을 가슴에 품은 채 그녀는 성검을 힘껏 찔렀다.

-갑자기 필이 와서 써본 건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요.

여왕 스토리 끝내고 2부를 쓸지 이 작품을 써볼지 고민되네요.

댓글하고 추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