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뭔 고생이지..."


어느 하급던전의 심층부.


"아니 뭔 d급 몬스터가 이렇게 세냐."


한 청년이 몬스터에게 쫓기고있다.


그의 이름은 이얀붕. 던전에서 얻은 전리품과 여러 자원들로 하루 하루를 먹고사는 모험가다.


"한 마리는 몰라도 세 마리 씩은 애반데..."


그리고 그가 왔던 갈에는 인간의 언어체계로는 이해할 수 없는 괴성을 지르는 몬스터가 있다.


"크르ㅜㄼ? 캬러%뱌렄ㅇ나"


"아오, 시끄러."


그는 몬스터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돌을 던지지만, 몬스터들의 지능을 그렇게 낮지 않았다.


"캬aㅕ부$!th야럼재@#밪!"


또다시 괴성을 지르며 얀붕이가 숨어있는 막다른 길의 구석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아. 망할."


그의 실수는 아마 d급던전이라고 몬스터들을 너무 얕본것일 것이다. 그들도 어느정도의 지성은 있고, 따라서 뭉쳐서 싸울줄도 안다.


"버리긴 아까운데.... 나중에 다시 와서 챙겨야지..."


그는 던전에서 획득했던 모든 전리품을 사람이 안올 것 같은 구석에 돌로 숨겨놓고 뛰어나갈 준비를 한다.


지난 5시간동안 고생하며 모은 모든 것이 너무나 아깝지만, 돈보다는 목숨 아니겠나.


몬스터들이 가까워질 무렵, 얀붕이는 계획을 세운다.


'맨 앞의 한마리를 썰고 다른 얘들이 주춤할동안 다리에만 타격을 입히고 도망간다. 지금의 나라면 가능해.'


여러번의 경험을 통한 빠른 판단. 많이 왔던 던전이기에 그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확실하게 안다.


"흐아!!"


-쾅!!!!


하지만 뛰어나가기 위해 일어나는 순간, 커다란 충격음과 함께 무언가 으깨지는 소리가 난다.


"뭐, 뭔데."


눈 앞에 있는 것은 자신이 갈려던 길을 없앤 , 그리고 그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몬스터의 피 뿐이다.


아마, 조금만 더 빨리 달렸다면 자신도 저 몬스터들과 같이 고기덩어리로 압착되었을 것이다.


"하.. 근데 길 여기밖에 없을텐데."


문제는, 그로 인해 던전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길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떨어진 돌덩이의 위에서 뿜어져나오는 기묘한 색의 빛.


"오. 뭔가 희귀한 느낌?"


얀붕이는 옆에 벗어두었던 가방을 다시 챙기고 바위 위로 올라가본다.


그리고 힘들게 돌을 올라간 얀붕이의 눈 앞에 있던 것은, 정말이지 기이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주는 검 한자루.


그것도 공중에 떠있다.


"오. 딱봐도 엄청나게 귀한 무기. 게다가 마침 도검이니 내가 쓰면 되겠네."


얀붕이는 비록 돈은 없지만 이런 멋져보이는 아이템은 팔 생각이 없다.


그리고 그가 검에 손을 대는 순간.


-털석


그는 정신을 잃었다.


정확히는, 죽었다.



................


에고웨폰. 영혼이 깃들어있는 무기를 칭하며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종종 주변에 있는 여러 무기로 들어가며 생긴다고 한다.


그 영혼이 무엇이었고, 생전에 얼마나 강했는지에 따라 그 무기가 가진 힘과 잠재력 또한 결정된다.


그리고, 안수희의 눈 앞에는 에고소드이 하나 놓여있다.


미약하긴 하나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력으로 알 수 있다. 이 검에 영혼이 깃들어있다는 것을.


"근데 이거, 얀붕이 유품인데....."


얀붕이 옆집에 살던 얀순이는 가족없는 얀붕이와 오고가며 얘기하던 친한 이웃이다.


비록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관심은 있었으나 그가 던전 모험가라는 것을 알고 난 후 그 마음을 접었다.


그야, 그의 직업 특성상 언젠가 이런 소식이 들려올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에휴, 마음 안주길 잘했지."


그의 집에서는 자신이 죽었을 경우 자신의 모든 유품을 옆집 안수희에게 준다는 유서가 있었다고 한다.


"뭐, 걔도 지인은 나밖에 없었으니 나에게 준다고 말했겠지?"


그의 집에 있던 여러 물건들, 돈, 옷가지, 그리고 던전에서 그의 시체와 함께 발견된 물품들까지 전부 수희에게로 왔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한 수희가 검을 빤히 바라본다.


"그렇담 이 영혼.... 얀붕이인가?"


....


백문이 불여일견. 안수희는 직접 에고소드에 잠든 영혼을 깨우기로 한다. 


깨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영적인 방법으로 깨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너무 비싸다.


"음. 준비 완료."


그래서 그녀가 준비한 방법은, 물리적인 방법.


검에도 영혼이 깃든다면 그 검은 영혼의 육신이다.


그 말은, 어느정도의 감각들은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캉! 캉! 캉!


대장간에서 빌려온 망치로 검을 두드린다. 에고소드 특성상 영혼이 상처를 입지 않으면 검은 깨지지 않는다.


-캉! 캉! 캉!


두드리고, 또 두드린다.


-캉! 캉!


....


그리고 망치질을 하는 그녀의 이마에 땀방울이 뺨을 타고  맺혀올 때 즈음.


그 영혼이 잠에서 깨고 모습을 드러낸다.


"진짜... 얀붕이 맞네...."


얀붕이의 얼굴을 보니, 이제야 실감이라도 나는 듯 수희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으으 시끄러.... 어?"


"너, 좋아했었는데... 진짜 죽었네... 말 안하길 잘했다."


"어? 어?? 이거 꿈이야? 나 분명 던전 속이었는데."


"얀붕아."


"어? 왜 얀순아. 이거 꿈 맞지?"


"나 너 사랑했었다."


"네? 아니, 왜 또 울고있어 너는. 뭔 뜬금없는 사랑고백이고 그건. 나 오랜만에 봤다고 놀리냐?"


"너 죽었어."


"...... 예?"


모험가 이얀붕, 에고소드로 전직하다.





얀순이 → 얀수니 → 얀수희 →안수희


소재 재미있는거 생각나서 써봄. 프롤로그 느낌으로 썼는데 아직은 얀끼 각성 전이어서 좀 그런가..?


시간 날때마다 써와보게씀.


읽어주셔서 칸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