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고 있는 동생의 머리를 때리니까,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수박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


내가 이럴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지, 머리를 감싸쥔체 동생이 나를 바라봤다.


"...? 뭐 잘했다고. 째려보는거냐?"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얄미워서, 한대 더 때렸다. 


"시발, 야. 너 미쳤냐? 제 정신이냐? 너 또라이야?"


"...왜..그래...? 갑자기...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아니, 씨발, 아무것도 안하긴 뭘 안 했다는건데? 일어나. 시발, 저거 너잖아."


동생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일으켜 세운 뒤, 그대로 컴퓨터 앞까지 끌고 갔다. 


...하늘 보리녀. 


무슨 사람을 바보 병신으로 보는 것도 아니고. 저건 아무리 봐도 우리 집이고, 모자이크를 했다지만 누가봐도 저건 동생이었다.


"....너, 대체 뭘 하고 다니는거냐?"


"...."


안했다. 그렇게 거짓말 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확실하니까... 동생은 아무 말이 없었다.


"...야, 그 뭐... 저번에 너 괴롭히던 애들이 이런거 시켰냐?"


아예 뭐 여자고 뭐고 간에 싹- 다 갈아 엎어야지.


동생이 고개를 좌우로 내젓는다. 협박은 아니야?


"...그럼, 뭐. 이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았어? 그... 파프리카 BJ처럼?"


이번에도 고개를 가로 젓는다.


"왜, 이런걸 올린거야? 무슨 이유가 있을거 아냐? 야 솔직하게 말해. 그래야 도와줄 수 있어. 걔네들이 보복하고, 그런거 절대 없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걔네들이 시켰지?"


"...아니야...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어?"


뭔 개소리인가 싶어서 동생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진짜 골 때리는 대답이 나왔다. 자기는 협박을 받거나, 돈 때문에 동영상을 올린게 아니다. 그냥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게 좋으니까. 


"한마디로 관종..? 뭐 그런거네"


그, 뭐. 페이스북 보면 좋아요 만개면 고속도로에서 세발 자전거를 타겠습니다. 그런 새끼들이랑 비슷한 심리인건가...?


"...시발, 그걸 말이라고 하냐? 너 지금 제 정신이냐? 아니... 시발.."


이게 사람이 할 말이 없으면 욕만 한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뭘 어떻게 얘한테 말을 해줘야 할지도 잘 모르겠네.


"내가 할 말은 아닌데, 진짜 세상 무섭다. 너 쥐뿔도 없으면서 그런 짓은 왜 했냐? 너 그러다가 뒤질 수도 있어. 빨리 영상 지워... 동영상 지우고 난 뒤에 이야기하자."


이게, 이미 우리 학교에도 다 퍼진 이상 온 동네 남정네들이 한번쯤은 돌려봤을 것 같은데.


"야, 너 이거 하나만 올린거야? 다른거는?"


"...아직.."


"...."


이게 아직 안 올렸다는건, 찍기는 많이 찍었는데. 인터넷에는 안 올렸다. 그 뜻이잖아. 


이걸 두고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나만 올렸으니까... 괜찮..겠지..? 원래 이런건 하루에도 수십,수백편씩 쏟아져 나오잖아. 금방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지겠지..?


"지울 수 있는건 빨리 지워"


억지로 동생을 컴퓨터 앞에 앉혔다. 동생이 P2P사이트에 들어가서 파일을 삭제하는 동안 나는 집구석에 박혀있는 효자손을 하나 꺼내들었다.


-붕붕


휘두를 때 바람 소리가 살벌하다. 마음 같아서는 당구채로 때리고 싶은데, 내가 그렇게 때리면 얘는 반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으니까.


"다 끝났어? 끝났으면 벽 짚고 서 있어. 뭘, 그런 눈으로 보고 있어? 사람이 잘못했으면 맞아야지. 피하지마라?"


그래. 뭐... 좀 많이 당황스러운데. 최대한 이해를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동생이 그런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린 건...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트위터나 그런데 들어가보면 동생 같은 애들이 많거든. 근데, 그런 부류의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 행위가 용납되는건 아니잖아? 내가 봤을 때. 인터넷에 그런 동영상을 뿌리는 애들은 다 정신병이야 정신병. 그리고 정신병은 맞으면 치료가 되는거고.


-짝!


"..아..흐읏.."


벽을 짚고 서 있는 동생을 사정 없이 효자손으로 때렸다. 짝! 소리가 나고, 새하얀 종아리에 붉은 줄이 그어졌다. 얘도 아픈지 바로 비명을 지르는데 한 대로 봐줄 생각은 없었다.


-짝..! 짝..!..짝!!


"하..후으으....하....앗...?"


감정이 실려서 사정없이 동생을 때렸고, 종아리에 푸른 피멍이 들때. 나는 비로서 들고 있던 효자손을 내려놓았다. 동생은 아파서 흐느끼고 있었고, 못 버티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동생을 보니까. 마음이 복잡해졌다.


"...뭘, 그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어...? 너가 잘못한건 맞잖아. 다음부터는 그런거 하지마... 또 이런걸 하다가 걸리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세게 때릴거니까"


눈가에 물기를 품은 동생을 바라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씻고 자라. 먼저 자라. 나는 바람 좀 쐬고 올게"


서랍장 구석에 처박아놓은 담배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갔다. 서늘한 밤 공기를 쐬면서 담배를 한 대 태웠다.


꼭... 이런 식으로 동생을 훈육시켜야 했을까...? 더 좋은 방법도 있었을텐데. 너무 단순하게 폭력으로 모든걸 해결하려고 든 건 아닌지...? 얘는 그런 짓을 왜 했을까? 


뭐... 한참 동안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혼자서 오만 생각을 다 하고 나서 집에 터덜터덜 들어가니까. 동생은 이미 불을 끄고 잠을 자고 있었다.


나도 피곤하기도 하고, 그리고... 이제와서 착한 척 동생을 달래주는 것도 내 성격에 맞지 않아서, 이불 깔고 자는데. 


"...후...으으..."


좀 세게 때리긴 했다. 그래. 아프겠지.


"아프면 연고 바르던가, 식탁에 올려둘게"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은 동생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좀 놀란 것 같다.


그럴 수 있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대충 누워서 잤다.


한바탕 동생하고 그런 일이 있게 된 이후로, 나와 동생의 관계는 평범한 남매 관계로 변했다.


...평범...? 모르겠네. 집에서도 이야기를 잘 안하고, 학교에서 만나면 아는 척은 하는데, 예전처럼 얘가 점심 시간에도 나랑 같이 밥 먹고 그런 건 없어졌다. 자기 나름대로 마음 맞는 애들하고 어울리는 느낌..? 주변에 들리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남매는 뒤지게 싸우거나, 아니면 서로를 개, 소처럼 취급 한 다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후자인 것 같다. 


...가끔... 그래 가끔... 동생이나 누나가 착하면 둘이서 영화도 보러가고, 외식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적어도 그건 나랑은 관계가 없는 것 같고. 


나는 아직도 동생에게 뭐라고 말 하는것도 어색하고, 얘랑 뭘 어디서 하는게 어색하기만 했다.


동생이 이상한 동영상을 찍고, 그걸 나한테 걸린 이후로 한 3주..? 4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뒤숭숭한 학교 분위기도 어느정도 정리가 됐고, 기말고사 기간이라서 학교가 일찍 마치는 시기였다.


12시에 학교가 끝나고 나는 바로 집으로 갔는데. 뭐, 무슨 공부를 하고 그럴 생각은 없고, 오자마자 바로 컴퓨터부터 켰다. 메이플도 하고 서든도 하고 카트도 했는데, 이게 맨날 하는게 컴퓨터 게임이니까. 재미가 없었다. 진짜. 1시간 했나...? ...하던거 다 끄고, 뭐하지..? 딱, 그 생각하면서 마우스로 네모를 만들면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딸이나 칠까?


생각해보니까, 집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잖아.


동생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자기 친구랑 놀러 갔나? 


안 친지도 좀 오래 됐다.


하루에 한번은 무조건 했는데, 하던걸 안 하니까. 몸에 이상이 생긴거라고. 안 빼주면 나중에 자다가 오줌처럼 좆물을 지려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토렌트를 좀 뒤졌다. 뭐 볼까? 하고 파일을 찾는데.


아야나미 레이-...금단의 영역에 들어선 남매...AVI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신작을 냈다. 오늘은 이거다.


심지어 1GB도 안하는 용량이라서 쉽게 다운을 받을 수 있었다. 진짜, 정말 오랜만에 치는거라서, 동영상을 누르자마자 바로 다리 사이로 반응이 왔다.


조용한 주택가 사이로 한쌍의 남녀가 집에 들어간다. 제목에도 나와있듯 대충 이건 근친...? 남매물인 것 같다. 뭐 일본어는 하나도 모르니까 넘기고. 교복물이네? 


와, 한발 뽑았는데. 미리 챙긴 휴지가 기분 나쁠 정도로 축축하게 다 젖어버렸다. 평소에 머리 감을 때 쓰는 샴푸 양의 3배...? 옷에도 묻고, 바닥에도 흘리고. 하여튼 뭐, 티 안나게 수습하고 있는데. 


-끼이익..


닫혀있던 방 문이 열렸다. 동생이었다.


"어...? 어어 왔어...?"


구라 안치고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평소에는 얘가 노크를 하고 문을 여는데, 오늘은 일찍 마쳤겠다.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문을 연게 틀림 없었다.


좀만 더 빨랐으면 진짜 큰일날뻔 했겠는데. 이게... 창문도 다 열어놓고, 양이 많아서 휴지로 다 못받아낸것도 지금 다 닦았으니까. 안 들켰지.


나는 방 청소를 하는척 연기를 했다.


그러면서 딸치고 난 뒤에 뒷처리를 끝내놓고, 찝찝하니까 샤워를 하고 몸으로 수건으로 몸을 닦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내가 동영상은 제대로 껐나..?


-...아...아아...♡ 오니상...다스게테...♡ 구다사이요....?


컴퓨터에서는 아까 본 동영상이 그대로 재생되고 있었고, 동생은 의자에 앉아서 그걸 보고 있었다.


"...아"


좆됐네 이거.


"...오빠, 이런거 보는거야...?"


"..어..? 아니... 아니..그거는 있잖아."


차라리, 시발 변태 새끼. 미친 새끼. 또라이라고 욕하면서 나를 때리면 마음이라도 편하겠는데. 


너무 조용한 말투로 물어보니까, 오히려 그게 더 심리적으로 압박이 왔다.


"...금단의 영역에... 들어"


"야..시발, 볼 수도 있지..! 시발 그거 가지고 놀리고 지랄이야!"


할 말이 없어서, 일단 욕부터 먼저 박고 그 다음에 동생을 밖으로 쫒아냈다. 좆같네. 시발, 하필이면 동영상도 좆같이 근친물을 봐서는.


쟤가 시발 앞으로 어떻게 생각하겠냐? 


하... 자살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