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난 내 은인인 줄 알았던 여자에게 끊임없이 쫒기다가 겨우 잡히지 않고 집에 들어갔다 그녀는 계속 문을 두들겼고 난 이불을 뒤집어쓰고 제발 가기만을 기다렸다.

1시간이 지났고 소리가 들리지 않자 이불속에서 나와 조용히 티비를 보며 애써 잊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 들리는 초인종 소리는 날 또 공포스럽게 만들었고 이번엔 야구배트를 들고서 현관문 앞으로 조심히 다가가 누군지 물었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남자 목소리가 들였고 나는 진짜 택배임을 안심하고 문을 연 순간 이 시간에 택배가 올리가 없다는 걸 그제서야 알아챘을 땐 조금 열린 문 사이로 그녀가 보였다.

"내가 왔어요 쟈기♡"

탁!

다행히 문에 걸쇠가 걸려있어 완전히 활짝 열리지 않았고 그녀는 조금 열린 문 사이로 걸쇠를 손으로 잡고 부숴버릴 기세로 계속 잡아당겼다.

"내가 답답하게 굴지 말라고 했는데...넌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애 정말..이거 안 열면 너 더 크게 혼낼거다? 그러니까 어서 문 열어!"

"ㅇ....아니 분명히 남자 목소리였는데..!"

"흐흐흐힛! 빨리 문 열어 김얀붕."

그녀는 남자 목소리와 여자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낼 수 있었다 모든 다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런 개인기 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녀는 아주 큰 뺀찌로 걸쇠를 아작내기 시작했고 뒤늦겍 대응해보려 했지만 이미 뽀각하는 소리와 함께 걸쇠가 부셔지면서 문이 활짝 열렸고 난 놀래서 뒷걸음질 쳤다.

"ㅇ...얀순아..."

한걸음 한걸음 나에게 다가왔고 내 멱살을 잡고서 침대에 내팽겨 쳐버렸다.

"제...제발 잘못했어 얀순아 살려줘..!"

"이제 불쌍한 척 자존감 없는 척 하면서 나 밀치는거 더이상 봐두지 않아 오늘 개같이 너 먹어버릴거야 지금 당장 말해....사랑한다고."

"내 인간관계 다 파괴시키고 사회적으로 나 매장시켜버렸으면 그걸로 만족했으면 됐잖아 대체 뭐가 더 필요하냐고!"

"너가 처신 잘했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다 네 업보야!"

"다 네멋대로 한 짓이잖아 내가 허락하지 않았잖아!!"

"넌 정말 줘도 못 먹는구나.....그래...그럼 내가 직접 먹어야지 이리와."

"ㅇ...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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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했다.

내 이름은 김얀붕 찐따같이 매일 일진들한테 당하고 졸업을 하고나서 거의 입학하자마자 휴학을 내서 군대를 갔고 여러가지를 배우고 전역을 한 뒤에 복학을 했다.

예상대로 난 혼자다녔고 학식도 혼자 다니고 학교 내 에서 헬스할때도 혼자 다녔다.

어떻게든 친해지기 위해서 방법을 찾다가 과에서 회식을 한다는 얘기에 바로 참석했고 그러다가 한 여자와 친해지게되었다.

이름은 김얀순, 놀랍게도 나와 나이가 같았고 과에서 제일 공부도 잘하고 다른 취미활동도 다방면으로 하고 인맥도 넓은 친구였다.

말도 잘 못하고 그렇게 잘생긴 편이 아니라서 무덤덤하게 반응하다가 그렇게 흐지부지 될거라 예상했지만 얀순이는 의외로 내가 하는 시답지않은 농담에 웃어주고 나에게 호기심이 꽤나 많아 보였다.

"이름이 얀붕이인거 너무 귀엽다 남자 이름 아닌것 같애."

"아..그래? 친구들은 나한테 붕붕이라고 자주 불러."

"붕붕이? 너무 웃기다 푸하하하하하!!"

"아....방금 그게 웃겼어??"

"너무..하하하하하!"

"군대는 갔다왔어?"

"갔다와서 복학한거거든."

"그렇구나 이제 마음껏 놀러 다닐 수 있겠네?"

"흐음...놀러다닐 수 있을까? 공부도 해야하고 과제도 해야하고 뭐..."

"대학생들이 뭐하겠니 과제 없을 땐 강의 대충 듣고 마치면 애들끼리 술마시러가고 그게 노는거지~"

"아...그렇지.."

"너는 자주 놀러 안다녀?"

"나는 뭐 복학한지 얼마 안됐고 또 친구들이 놀러다니는거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그런 경험은 해보지 못했지.."

"와...너 완전 아싸구나? 심각한데.."

"하아....그치...나도 그러고 싶은데 사실 같이 갈 친구가 없어."

"그럼 나랑 같이 다니면 되겠네, 너 여사친 없지?"

"하아.."

"뭔 한숨을 크게 쉬고 그래 내가 너 1호 여사친 되줄게 걱정하지마."

"그래? 고맙네 나같은 애 음침해서 다가오려고 하지 않을텐데 너는 좀 다르다."

"너가 음침하다고? 흐음...난 잘 모르겠네 너 정도면 괜찮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그건."

"그런가."

얀순이는 안주를 먹다가 폰을 들고서 나에게 내밀었다.

"우리 공부하다가 모르는거 있으면 서로 물어보자 그외에도 심심하면 같이 얘기하고 전화하고."

나는 얼떨떨한 마음에 일단 폰을 주었고 서로 교환해서 번호를 저장했다 분명히 좋은 상황이긴 하지만 난 이게 맞나 싶었다 인간관계가 그렇게 쉽게 생성되는게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일사천리로 여사친이 생기눈게 의심스러웠다.

어쩌면 꽃뱀이 아닐까 돈이나 호구잡을려고 나에게 접근한게 아닐까 하고 막상 번호는 교환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다.

'이렇게 예쁜 애가 왜 굳이 나한테 다가왔지? 나보다 재밌고 잘생기고 예쁜 애들하고 어울리는게 자기입장에서 더 좋을텐데 왜?'

얀순이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빈 술잔에 술을 따라주었다.

"야, 너 지금 내가 꽃뱀짓할거라 생각하고 있지."

"ㅇ...어?!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야 절대!"

"나랑 친해진 사람들은 다 그래..친해지면 호구 잡을려고 하는게 아닐까..특히 같은 여자애들은 주변에...그 뭐냐 수진이라고 하나? 예쁜 애들 사이에 꼭 붙어있는 못생긴 애들? 그런거 시킬려고 하는게 아닌가 하고 보통은 다 나를 그렇게 보더라고 너도 그래?"

"그....그게 아니야..."

"하아...맞네...말 더듬는거 보니깐."

"그 솔직히...난 혼자 다니고 잘생기지도 않아서 나같은 애한테 왜 다가왔나 싶어서.."

"그냥 너가 궁금했어 내 눈에는 너도 괜찮은 애고 다른 남자들 처럼 내 몸에 눈독 들이지 않은 유일한 남자여서 그런 부분에서 친구하기 좋은 사람이겠다 싶어서 내가 먼저 1대1로 대화하고 싶다고 한거야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고."

"어..그래 알겠어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 얀순아."

"그래 얀붕아 우리 이제 잘 지내보자."



얀순은 얀붕이의 SNS를 이제 염탐할 필요가 없어지자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휴대폰 갤러리에 저장되어 있는 얀붕이 사진들을 보며 휴대폰을 끌어안았다.

'자그마치 5년이야...너에게 다가가기까지 시간이...이제 모든 타이밍이 맞춰졌으니까 단번에 널 잡을거야..사랑해 얀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