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원작 게임의 설정 일부를 빌려왔을 뿐이며 원작과는 일체 관련이 없음, 소설의 내용과 인물들은 허구이며 실제 역사랑 아무 관련이 없음 


https://arca.live/b/yandere/93013841

이전 편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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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꽃의 이야기를 하자.

조국을 가장 사랑했던 꽃의 이야기를.


그녀의 진짜 이름을 아는 이는 없다.


아마도 더 리버티라는 이름이 가장 유명한 호칭이겠지.


언제부터 그녀가 더 리버티라고 불렸을까, 그것은 알 수 없었다.

다만 제 2차 세계대전에서 그녀가 '특수부대'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군대를 만들어 낸 것은 틀림없는 듯 하다.


그 이전에는 서로의 병력이 충돌하는 최전선에서 떨어진 후방에 잠입하여 

적의 보급로를 끊거나 대기하는 병기를 파괴시키거나 

적에게 점령된 지역의 주민을 고무하여 레지스탕스를 조직하는 등의 활동이

군 기능으로서 조직, 운용된 바 없었다.


더 리버티는 전쟁 역사에 작은 혁명을 일으켰다는 뜻이다.

잭 데이먼 그의 교관이자 스승으로서 그를 가르쳤기에


그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지휘관이 된 것이었다.


더 리버티는 군인에 스파이 능력을 겸하게 한, 

그야말로 차세대를 짊어지는 새로운 군대의 성립이었고 

그 선진을 끊는 에이전트의 교육이었다.


그렇게 창설된 1호 에이전트의 육성 교육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겼고 그 교육을 우수하게 수료한 잭은


'특수부대의 어머니'가 가진 모든 자질을 

이어받은 젊은 전사였다.


잭은 그녀와 15년 이상에 걸쳐서 생사를 함께했다.

위험한 작전도 많았고, 더러운 것을 많이 보았다.


신과 세계에 절망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겠지


허나 그는 비뚤어지지 않았고 그녀의 가르침을 

그 지혜를 온몸으로 흡수하였다.


그가 마음이 병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순수함과 올곧음, 심연을 바라보면서도 

두려워 않는 고귀함을 보았기 때문이겠지


호숫가에 도착하자 근처에는 하얀 베들레헴 꽃들이 피어있다.


존은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그 손은 더 리버티가 단련시켜 준 손이었다. 

그 기술은 모두 더 리버티에게 물려받은 기술이었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더 리버티가 담금질한 영혼이었다.


호숫가를 가득 메울 듯한 베들레헴의 별


베들레헴의 꽃잎이 바람에 휘날린다.


"아름답지? 생명의 끝이란.. 서글플 만큼. 

생명은 마지막에 향기를 풍기지. 

빛이라는 것은 죽어 가는자를 위해 준비된 암흑으로부터의 산물.....

계속 기다렸단다....

잭, 너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결말의 오늘을 말이다."


더 리버티는 과거에 자신이 지휘관을 맡았던 

특수부대의 제식 코트를 입고 있었다.


발밑에 흐드러지게 핀 꽃의 바다를, 

홍해를 가르는 모세처럼 헤치며


도저히 그녀를 죽일 수 없어서 초조함에 몸을 떠는 

잭에게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온다.


"마스터.... 어째서 이러는 거지?"


"어째서? 세계를 하나로 만들기 위해서다. 

일찍이 세계는 하나였다. 하지만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현자들의 반목이 시작되고, 세계는 분산됐지. 

연합군도 뿔뿔이 홀어졌다. 함께 훈련하고, 함께 싸웠던 동료였었던 그들이.... "


"정부의 체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아군 적군이 마치 바람의 방향이 바뀌듯 바뀌었다.


세이렌의 등장으로 전세계가 위기에 빠졌는데

세계의 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은 서로 냉전이나 벌이는 


이런 바보 같은 이야기는 없어. 

어제의 동료가 오늘은 적이라니. 냉전? 생각해 보라."


"내가 연합군을 이끌고 있을 때 미소는 동맹국이었다

그리고, 상상해 봐라. 21세기에 들어와서도

미&소가 변함 없이 적대시하고 있을지 그렇지 않을지. 

분명 아닐 것이야. 시대의 상황에 따라 적은 달라진다. 


그 가운데 우리들 군인은 농락당하지 

너를 훈련시킨 것도 너와 내가 싸우기 위해서가 아냐 


우리들의 힘은 동료를 상처 입히기 위한 것이 아냐. 

그러면, 적이란 건 뭔가? 시간의 흐름이 관여치 않는 

'절대적인 적'이란? 그런 적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이렌은?"


"왜냐하면 적은 언제나 우리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인 적'일 뿐이야. 

진짜 적은 외부에서 온 세이렌을 두고 하는 말이었어야 했다."


"세계는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흩어진 현자들을 다시 통합해야만 한다. 

나는 스스로의 힘을 거기에 바치겠다. 


소장의 자금을 발판으로 재통합을 실현할 것이다. 

대전 중의 '연합군'처럼. 난 가족이 있다."


그녀는 옷을 벗는다. 그녀가 옷을 벗자 그녀의 몸에는

수술의 흔적과 전장에서 입은 상처로 가득하다.


오랜 시간동안 누빈 전장의 흔적이 

가녀린 그녀의 몸에 새겨져있다.


"이미 아이는 낳을 수 없게 됐지만 

나에게도 가족이 있어"


"1951년 11월 1일. 나는 네바다의 사막에 있었다. 

원폭실험에 참가하기 위해. 네바다의 어원은 스페인어의 형용사로.. 

"눈 덮인, 눈 같이 하얀"이란 의미다. 


나는 그 네바다에서 말 그대로 눈을 봤다. 

그리고 나의 피는 하얗게 얼었다. 

존..... 너도 피폭 당했었지. 비키니 환초에서. 


그것이 너에게 이끌렸던 이유였다. 너와 나는같다. 

서로, 사람이 만들어낸 업에의해 목숨을 갉아먹히고 있다. 

자연스럽게 늙어서 죽는 것은 허용되지 않아. 

우리에게 내일이란 없다. 그렇지만 미래를 꿈꿀 수는 있어. 

1960년. 나는 참다운 미래를 봤다. 우주에서...


소련이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것은 그 3년 전....

 

그 사실은 미국 전역에 충격을 줬고 

미국은 총력을 다해 유인 우주선 계획인 

머큐리 계획을 시작했었지.


소련의 유인 우주비행의 성공은 눈앞에 다가오는데 

미국은 여전히 침팬지를 로켓에 태우는 실험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정부는 인간을 이용한 자료가 필요했지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인간을 우주에 보내기로 했었다.


그렇게 선택된 것은 나였다. 

당시의 우주방사선 차단기술은 완벽하지 못해서

승무원에 방사선 노출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뽑혔던 것이다. 


이미 피폭 당한 내가. 


교육 저서에는 나오지 않는 

역사의 기록의 뒷모습이야."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때 난 우주에서 이 별을 바라봤다. 

그리고 모든 것을 깨달았지.

미소는 우주개발을 둘러 싸고 혈안이 되어 경쟁하고 있지. 

정치 경제, 군비에서 쓸데없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너도 보게 된다면 알 것이다. 

지구에는 국경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 

하물며 냉전의 장벽이나 동서를 

나누는 선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애꿏은 일은 미소의 미사일 경쟁도 우주개발 경쟁도 

그와 같은 깨달음을 이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는 모두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작은 별에 사는 이웃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공산주의도 자본주의도 없는 세상... 

그것이 이 세계의 참다운 미래이다."


그녀는 방사능에 의한 피폭으로 괴로운지 

신음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상처를 봐. 방사능이 내 몸을 갉아먹고 있다는 증거다. 

몸도, 삶도 나라에 바쳤다. 이미 내게는 남은 것이 없어.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 원한과 후회조차도. 

다만, 밤이 되면 아픔만이 찾아와 

몸 속을 슬금슬금 기어다닐 뿐이다."


더 리버티의 몸에 난 상처는 그녀의 몸에 달라붙은 채로 

점점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커져간다.


악성 종양과 같이 기괴한 생김새로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렇게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처음이야. 고맙다....

말 없이 들어줘서. 기쁘구나 존...."


"난 너를 키웠다. 너를 사랑하고, 무기를 주었고,

삶에 대한 지혜를 가르쳤다. 

이미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어. 이제 내 목숨을 빼앗아라.


자신의 손으로. 한 쪽이 죽고, 다른 한쪽은 산다. 

승패를 가르는 게 아니야. 살아남은 자가 뒤를 잇는다. 

그게 우리의 숙명이다. 살아남는 자가 자유라는 칭호를 계승한다. 

그리고 자유의 이름을 계승한 자는 끝없이 투쟁해 나갈 것이다.

네 임무를 완수하렴...."


그녀는 총을 꺼낸 뒤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제자인 존에게 겨눈다.


"10분간, 시간을 주지. 10분 후 미그기가 여기를 폭격할거다. 

10분 안에 나를 쓰러뜨리면 너희는 도망갈 수 있다. 

잭. 인생 최고의 10분이 되도록 하자."


"마스터!!"


"너는 전사다. 임무를 수행하라. 각자의 충성을 다하자!"


말을 마치자 그녀의 총에서 맹렬한 사격을 뿜어낸다.


존은 빠르게 몸을 낮추고는 구르며 날아오는 

탄환들을 피하고는 그녀를 겨누며 총을 쏜다.


마지막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녀에 대한 충성을 다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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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손에 쥐던 조악한 총이 베들레헴의 별 

꽃바다에 떨어진다.


더 리버티의 참 뜻을 알 수 없어서 

잭은 당황한다.


아직 움직일 기력이 있는데도 왜 그녀는 총을 버렸을까?

그렇게 미심찍어할 틈도 주지 않고 잭과 CQC를 만든 여성은


존의 권총을 붙잡았다.


허를 쨔려서 어떻게서든 반격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더 리버티는 그대로 잭의 팔을 당겨서 자기 몸으로 끌어당겼다.


그녀는 잭을 힘주며 껴안았다. 

그 힘은 성별을 넘어서 체급을 넘어서 잭보다도 훨씬 강했다.


"강해졌구나....잭, 내가 널 떠난 사이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어"


그녀는 무장을 버리고는 마치 어머니 같은 포옹을 나눈다.


그녀는 부드럽게 말하고는 잭의 권총도 분해시킨다.


서로의 무장이 해제된 순간 잭은 저항할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신히 받아들인다.


"당연하지 누가 키운 제자인데...."


잭은 스승에게 허세를 부린다. 하지만 

이 허세는 그의 다정함일 것이다.


"아니….당신은 내게 있어서 어머니이자 스승이다!!"


임종을 앞둔 스승 앞에서 눈물을 숨기는


그는 스승을 말살하라는 임무를 

나름대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스승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게 되니

역시 다소 상처 입는 자신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제 난 네 스승이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 끝부분이 

힘없이 메말라 있다.


뭔가 이상하다고 잭이 알아차렸을 때에


그녀는 꽃의 바다에 무릎을 꿇고 오른손으로 

심장 부근을 움켜쥐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가 쓰러진다. 잭은 재빨리 반응하여 그 몸을 받았다.

몸을 받칠 때에 잠시 그녀와 잭의 오른뺨이 스쳤다. 


그 피부가 너무나도 차가워서 잭은 흠칫하며 무심코 얼굴을 떼었다.


그녀의 몸에서 생명이 사라져가는 것을 잭은 피부로 느꼈다.

숨만 쉬어도 고통을 느끼는 듯 하다.


하지만 아직 남은 말이 있다. 더 리버티는 배 속에서 어떻게든

목소리를 쥐어짜내려고 악전고투한다. 


그것을 전하지 않은 채로 죽을 수는 없다.


"그 몸도, 그 마음도.... 모두 네 것이다. 

나에 대해서는 다 잊어버리고, 너 자신을 위해 살아라.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찾거라."


그녀는 잭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넌 참 착한 아이야. 큰 사람이 되거라

이제 수업은 더 필요 없겠지....."


눈을 감는 그녀의 눈가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뺨을 따라서 새하얀 베들레헴의 별 꽃봉오리에 떨어진다.


그녀의 생명이 슬슬 사라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잭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던 

그녀의 손이 베들레헴의 꽃으로 떨어지자


잭은 그녀의 시신을 껴안은 채로 소리내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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