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온 신도들은 이쪽으로. 그런 안내도 받고, 겸사겸사 나랑 비슷해보이는 사람들을 따라서 어떤 건물에 들어갔다. 교회가 진짜 엄청 크고, 그래서... 무슨 학교처럼 본관이 있고, 별관이 있는데. 작은 별관에 들어가니까, 안에는 학교처럼 교실이 있었다.


-교실 안에 들어가주세요.


그런 안내를 받고, 대충 아무데나 눈에 보이는데 앉아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까. 저기서 관계자분이 휴대폰을 거두기 시작했다.


"...휴대폰은 왜, 가져가는거에요?"


아, 시발 좀 그렇잖아. 무슨 교회가 휴대폰도 거둬?


좀 궁금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서 물어보니까. 휴대폰을 거두던 관계자...누나..?가 살살 웃으면서 나한테 말했다.


"아~ 교육 받을 때, 장난 치지 말라고...~ 집중 해서 들어야 하니까.. 거두는거에요~"


"교육이요...? 무슨 교육을 듣는건데요...?"


"성경 공부요."


"...공부...?"


아, 이게 시발 공부는 진짜 내 스타일이 아닌데. 솔직히 휴대폰을 반납하는것도 싫었고. 교육을 듣는것도 짜증나고.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아... 시발. 진짜... 뭐 저번에 누나랑 이야기를 한 것도 있으니까. 가오 떨어지게 막... 시발.. 이거 무슨 짓거리야?! 그렇게 깽판 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좀...젠틀하게 굴고 싶었다.


"...오랫동안 하는거에요..?"


"아니..? 그냥 1시간이면 끝나는데...? 바로 돌려줄게에"


에...뭐, 시발 1시간이면 머... 메이플 재획 돌리는 상상하면 금방 가지 않을까? 아. 진짜... 존나 하기 싫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지만, 이...시발 집에는 어떻게 가고. 누나도 계속 봐야하니까. 이게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서 반납을 했다.


머...기왕 듣기로 했으니까, 어떤 내용의 수업인지. 한번 들어나 보자.


"안녕! 얘들아!! 이렇게 아침부터 교회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너는 어디서 왔니..?"


"동구에서 왔는데요?"


"그 옆에 친구는..?"


"저는 수성구에서 왔어요"


"...아유 멀리서도 왔네. ...저어기... 혹시 맨 뒤에 있는 친구는 어디서 왔니?"


뭐...? 시발 나 말하는거야?


"...저는...경...산..."


"아유...! 정말 멀리서 왔네? 너는? 오는데 많이 힘들었겠다. 나는 중구에서 왔고, 이름은...이재희고...? 편하게 그냥 재희라고 불러도 돼.  내가 매번 수업을 할 때 마다...항상 듣는 질문이 한개가 있는데, 뭐라고 생각해..? 거기 경산에서 사는 친구.. 한번 대답 해볼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시발...좆같다. 책상에 엎드려서 자지도 못하겠네 이거...


"...보통은 수업 시간에 뭘 배워요.? 그런 말을 많이 들어. 선생님은 뭐...수학이나 과학같은걸 가르칠 것 처럼 생기지는 않았지..? 선생님은...성경을 가르쳐."


...성경...? 바이블...? 그... 책 말하는거야?


"아무래도 교회에서 목사님이 강연을 하시는데. 너희들은 교회에 처음 오니까, 목사님이 무슨 말을 하시는지, 그리고 성경에서 어떤 메세지가 있는지. 그런걸 잘 모르잖니. 베드로가 누구고..? 다윗이 누군지..? 잘 모르잖아. 그래서...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요한 계시록까지 어떤 내용인지, 간단하게 맛 정도는 봐야지. 목사님이 교육을 하실 때, 이게 어떤 내용인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겠니..?"


아... 시발... 공부는 좀... 싫은데...?


"수업이라고 해가지고 벌써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세상에서 제일 잘 팔린 소설이 성경이잖아. 왜 잘 팔렸겠어..? 일단... 재미가 있으니까. 잘 팔리지 않았겠니? 우리... 뭐. 반야심경. 뭐 그런거...? 안 읽잖아? 근데 성경은 많이 읽어. 심지어 베스트 셀러야. 그 이유가 뭐겠어? 재밌으니까!"


...좀 그럴듯 한데..?


"나도 막 딱딱하게 구약성서 몇장...몇절에 이런 일이 있었다. 돼지꼬리 땡땡치고~ 그렇게 하고는 싶지 않고. 계속 말하는 것처럼 영화 리뷰하는 체널이나...사이버 렉카처럼. 단순하게 이런 일이 있었다. 이 사람은 뭐...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헤어진 여자친구 연애 썰 푸는 것처럼 그렇게 말 할거고. 어차피 우리가 뭐...수능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엄격진지한 표정으로 들을 필요는 없고... 그냥 누워서 편하게 들어도 되니까. 지금부터 우리...재밌는 성경 공부를 해보자. 태초에 어둠이 있었는데..."


유튜브 같은거 보면 그런거 있잖아. 살아가는데 있어서 좆도 쓸모는 없을 것 같은데. 보면 재미는 보장하는 쇼츠...? 이 남자는 갑자기 도로에서 무슨 짓을 하는 걸까요...? 자동차를 탄 여자가 어디로 급하게 달려 나갑니다.


그런... 채널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수업이라고 해서 존나 딱딱하고 지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아담과 이브... 선악과. 그런 이야기를 해줬는데, 야... 씨... 강사가 시발..존나... 그런 비속어도 쓰고... 전체적으로 공부랑 담을 쌓은 나도 이해가 너무 잘 될 정도로... 수업을 잘 했다.


사실...수업이라는 느낌 보다는 인방충... 한명이 시청자들 대상으로 썰 푸는 걸 지켜 본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으로 보다 보니까...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러갔네. 간단한 퀴즈를 풀고, 문화 상품권도 받아가렴. 얘들아!"


문화 상품권이 1만원짜리였다. 초딩때는 만원짜리 받으려면 몇주동안 꾸준히 다녀야 했었는데, 고등학생은 그런것도 없네... 퀴즈도 시발. 진짜.


아예 개빡대가리도. 알 수 있을만한 그런 문제 수준이었다. 솔직히 교회에 오기 전에도 아담이 누군지, 이브가 누군지 그 정도는 알았는데. 


문제 수준이 너무 허접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쉬웠고, 가벼운 마음으로 퀴즈를 다 맞추고 문화 상품권을 받았다.


개꿀이네. 그렇게 생각하고 휴대폰을 챙기고, 밖에 나가서... 누나한테 연락을 했고.


누나도 예배가 끝난지, 내 쪽으로 걸어왔다.


"유선아, 수업은 잘 듣고 왔어?"


"...아, 이게 재밌던데요?"


"...그래?"


누나가 나를 보면서 베시시 웃었다. 좀..다람쥐 같다고 해야하나..? 살짝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배고프지? 우리 맛있는거 먹을까?"


"...맛있는거요..?"


"야, 유선아! 형이 너 계좌 번호로 돈 보내놨으니까. 확인 해봐~"


누나랑 맛있는 걸 먹고 싶었는데. 갑자기 요한이 형이 어깨 동무를 하면서 엄청 친하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하..진짜..솔직히 좀... 남자가 치대는걸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래...뭐 돈도 보내줬으니까.


"야, 내일은 뭐 하냐..?"


"...내일 월요일 아니에요...? 봉사 활동 가야죠"


"저녁에는 뭘 할건데?"


"...저녁에요..?"


뭐...느낌이 좀 쎄한데...?


"..아, 유선아! 혹시 너 괜찮다면.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에 참여 해볼 생각은 없어? 일단은 나는 할건데..."


"...무슨 프로그램인데요?"


"포크댄스"


뭐... 아, 시발, 메이플 해야하는데. 포크 댄스는 무슨. 그게 뭔데..?


"제발..! 부탁이야! 유선아..! 나 너 아니면 할 사람이 없어."


"...요한이형 있잖아요. 남자 친구인데, 누나랑 같이 하면 안 돼? 나는 볼 일 있는데"


"어"


...?


누나가 좀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이게 아닌데? 뭐 그런거 있잖아.


요한이 형을 보니까, 표정이 완전 썩어가지고. 누나를 한대 때릴 것 같은 그런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는데.


"...아..그...이게 교회에서 첫 신도를 대상으로 댄스 교습을 하는거라서..."


누나는 어쩔 줄 몰라하고 형은 막...그런 누나를 보면서 살벌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아, 형... 뭐. 누나한테 왜 그런 눈빛을 보내요. 우리 남매에요. 누나, 동생끼리 뭐 그런거 할 수도 있는거지... 누나, 그거는 어디서 하는거에요?"


이 박살난 분위기를 수습하고 싶었다.


"아..뭐...유선아. 니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냐? 아하하..! 야, 집에나 가자. 차타고 갈 준비나 해"


요한이형이 아하하..! 하고 웃으면서 나를 먼저 차가 있는 곳으로 보내고, 누나랑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야, 잘 좀 하자. 뭐냐..? 너는..?


막...그런 식으로 누나를 대상으로 요한이형이 막... 뭐라뭐라 말을 하는데, 이게 커플끼리 하는 말 같지는 않고. 무슨 선배가 후배를 대상으로 하는 훈육...? 그런 느낌으로 누나를 혼내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고. 그냥... 대충 흘러넘겼다. 이게.. 뭐, 그렇게 누나가 실수한 것 같지는 않은데.


차에 타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까, 완전 죽상이 된 누나가 조수석에 탔다.


"누나, 그 포크 댄스... 어디서 하는거에요?"


"아..! 유선아 포크 댄스..? 그거는 내일 누나가 너한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줄테니까. 너는 그냥 몸만 오면 돼. 한다고 말해줘서 정마 고마워!"


내가 해준다고 말하니까, 얼굴이 금방 화색이 되어서 이것저것 혼자 이야기를 하는 누나를 보니까, 기운을 차린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집에 돌아오니까, 동생은 TV를 보고 있었다.


"오빠, 교회는 잘 갔다 왔어?"


"야, 생각보다 재밌던데?"


"...그래? 마음에 들었나봐?"


"유익하던데? 노잼일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하는게 많더라. 무슨 포크 댄스...? 그런것도 한다던데?"


"...댄스...? 춤추는거야? 누구랑 춤추는건데?"


"누나가 가르쳐준다고 말했는데?"


"...누나...?"


동생이 나를 쳐다봤다.


"그거, 나도 할 수 있어?"


"잘 모르겠다"


"언니랑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복지관에서"


"어..? 알겠다."


동생은 TV를 다시 봤고, 나도 그냥 내 할일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봉사 활동을 마치고 난 뒤에 누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누가 내쪽으로 걸어왔다.


동생이었다.


"야, 뭔데..? 니가 왜 여기 있어?"


"왜..? 나는 여기 오면 안 돼?"


"아아..! 유선아,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우리 시원한거 먹으면서 교육 장소까지 걸어갈까?"


아. 이거...위험한거 아냐?


"언니, 안녕하세요. 저 유선이 오빠. 동생 유정이에요. 이렇게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어...? 어어... 니가...유선이 동생이구나. 안녕...?"


누나가 동생을 봤고, 동생도 누나를 봤다. 


얀데레 캣 파이트..? 이제부터 시작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