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아까부터 계속 어디가?"

히나를 위한 하계 훈련 계획(을 빙자한 여름휴가).

히나의 확실한 휴식, 동시에 문제 처리를 위해 히나를 호텔 방 안에서 쉬게 했지만.

근방의 문제아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의 도움이 여러 번 필요했고.

"대답해."

"저기, 히나..."

"대답하라고 했어, 더는 참아줄 수 없으니까."

꽈악-

히나가 내 손목을 가루로 만들 것만 같은 이 상황이 펼쳐졌다.

"잠시만 기다려줘."

[아코, 망한 것 같아.]

"누구에게 연락하는 거야? ...아코?"

"미안해, 히나. 널 쉬게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바깥이 바쁘네."

[망했다니요?]
[선생님?]
[장난하는 건가요?]
[선생님?]
[??????]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들을게. 우선, 아코에게 내가 연락하게 해주겠어?"

"넵."

[아코.]

[선생님, 지금 이게 무슨]

[지금 어디야?]

[그야 당연히 만마전 쪽이죠. 불려가는 거 보셨잖아요?]

[그렇구나. 너는 당장 일 끝나면 선도부실에서 업무 처리 시작해.]

[...부장님?]

[맞아.]

툭.

히나는 스마트폰을 던져버렸다.

"가자, 전부 해치우고 오면 되겠지."

"미안해, 히나."

"날 바람맞히려 든 대가는 클 거야?"

_____

히나는 강하다.

-본래라면 모든 것이 개판이 되기 직전에 나타난 후의 일인- 4개 세력과의 모든 전투에서 선도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내가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는 건, 히나의 휴식을 위한 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지만.

"히나."

"선생님, 해가 지려면 조금 멀었어. 바다에 같이 가줄래?"

"물론이지!"

탓, 탓, 탓-

어느새 도착한 아코가 뛰어왔지만.

"아코, 선도부로 돌아가라고 했을 텐데."

"하지만, 부장님-"

"돌아가."

히나의 기세는 무지막지했다.

그렇게 나는 이끌리듯 해가 바다에 도착했다.

이제 곧 석양이 보일 것 같았다.

"...내가 선생을 조금만 덜 좋아했다면, 아코와 다른 녀석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을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날 완전히 속였다가는 선도부가 당했을텐데."

"다른 아이들의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갔지만, 너는 틀리지 않았어. 히나."

"응, 고마워. 선생님."

툭-

나는 어느새 멈춰선 히나에게 부딛혔다.

"그런데, 내가 말했지?"

"응?"

"나를 바람맞히려 든 대가는 클 거라고."

히나는 자연스럽게 내 옆에 서서, 나를 바다로 밀었다.

"히나!?"

첨벙-

내가 물에 빠지고.

철퍽- 철퍽-

"으음... 잘 모르겠는걸. 선생님, 일어나. 조금 더 놀아줘야겠어."

"히나가 원한다면, 해가 뜰 때 까지 놀아줄게."

"약속 지켜."

촤악-

히나가 내게 물을 '던졌다.'

"으읍- 퉷, 각오해라 히나-!"

_____

"으아... 지쳤어."

"그대로 쓰러지면 안 돼. 씻었다고는 해도 저녁은 먹어야지."

"그건 그렇네. 다른 아이들은?"

"글쎄, 이것저것 챙겨온 것들을 먹고 있지 않을까. 만마전의 감시가 있는데 바베큐를 하는 건 어려웠거든."

"그럼 우리는?"

"호텔 편의점이나 가야지, 어디 식당이라도 열면 좋겠지만... 오늘의 소동 때문에라도 무리니까."

선생님과 함께 편의점으로 향해 간단하게 식사를 끝내고.

선생과 함께 다시금 방으로 돌아왔다.

"히나 먼저 샤워해, 먼저 영화라도 골라놓을게."

"고마워."

평소보다도 정성들여 온몸을 씻었다.

머리를 말리고 나와 침대에 눕자 선생님도 자연스레 샤워실로 들어갔다.

어쩌면 아코 덕분에 여기까지 온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같이 있을 시간을 뺏은 건 나빴으니까.

"어때, 영화 골랐... 어? 불은 왜 껐-"

휘익-

툭-

날개를 휘둘러 선생을 내 품까지 끌어당겼다.

"저기, 히나?"

냄새, 온기, 목소리, 숨결, 감촉.

모든 것이 날 행복하게 만든다.

이어졌다고, 그렇게 착각하게 된다.

"...히나."

"응."

"안아줄까?"

"...응."

나를 잠시 밀어내고는 침대에 앉은 선생님은, 나를 그 다리 위에 앉혔다.

"히나는 어리광쟁이네."

"잘못된 거라고는 하지 않겠지?"

"당연하지, 언제나 노력하는 히나는 어리광부릴 자격이 있다고."

어쩌면 이렇게 잠들어도 좋지 않을까.

함께 좋은 꿈 속으로 빠져들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눈을 감으려 했다.

우웅-

우웅-

"앗, 히나. 잠시만."

잠들 것 같았지만, 선생님에게 인사를 하고 잠들고 싶었다.

'잘 자.'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뭐하세요? 잠시 밤바다를 보러 나오실 생각은 없나요?]

"아코, 선도부에 있는 것 아니었어?"

[...그렇긴 하지만, 너무한 걸요.]

"그런데 어떡하나, 지금 히나가 옆에-"

나는 무심코 휴대폰을 빼앗았다.

아니,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나와 함께 있는데, 방해하는 사람이 있는 걸로도 모자라...

아코.

네가, 감히.

"히나."

"싫어."

"응?"

"왜, 나와 함께 있는데... 저런 얘기를 듣는 거야?"

[선생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코, 내일 보자."

[부장님!?]

뚝-

"이건, 날 바람맞히려 든 대가인 거야."

"윽, 멈춰...!"

"난 틀리지 않았어. 내겐 자격이 있으니까."

"이건 아니야, 제발-"

"어리광이 아냐. 이건, 사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