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노는 레일라 레이븐릿지 총단장의 집무실로 천천히 걸어갔다.
 
 갈등이 그의 목을 죄었다.
 
 그는 학위 수여식에서 침묵의 여신에게 선서했다. 

 

"내가 연구한 모든 지식을 불손한 무리로부터 감추겠다.”

 
 학계에서 이 불손한 무리는 흔히 군인과 정치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오늘 만날 사람은… 정치인이다. 맹세를 어기는 것도 아닌 전면적으로 깨부수는 격이다.
 
 그의 얼굴을 비추는 햇볕은 침묵의 여신이 자신에게 

 

"너의 맹세를 이행하라"

 

라고 고함치는 것처럼 느꼈다.
 
 
 레일라의 집무실 문 앞에 도달한 순간 우노는 한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는 자신이 약속한 바,잊지 않았으나 오늘 그는 그 약속과 운명 – 작게는 자신에게서 크게는 세계에 이르기까지 –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했다.


 우노를 안내한 비서가 무거운 목제 문 앞에 섰다.
 
 비서의 손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어리지만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어와도 좋아."라고 응답했다.
 
 문이 열리면서 우노의 눈 앞에 총단장 집무실의 전경이 펼쳐졌다.
 
 집무실은 전체적으로 목제로 꾸며져 있어 단정하면서도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차분한 분위기의 집무실 벽 하나를 큼지막하게 차지한 황동으로 만들어진 국장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국장은 원형의 형태에 큰 별 하나가 위쪽 중앙을 장식하고 있었으며, 좌우로 여섯 개씩의 작은 별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아래로는 독수리가 13개의 화살을 꽉 쥐고 있는 모습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이 국장은 아메리고의 상징이자 총단장의 권위와 연방의 통합을 상징하는 마크였다.
 
 국장 바로 아래에는 레일라 레이븐릿지가 앉아 있다.
 
 긴 은발 머리, 북방요정족의 조금 뾰족한 귀, 창백한 얼굴을 가진 연약한 소녀의 모습이다. 


 하지만 국장 바로 아래 그녀의 자리는 그녀의 위치와 권위를 상기시켰다.
 
 우노의 시선이 자연스레 레일라의 모습에서 조금 더 아래로 향했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그녀가 앉아 있는 휠체어였다.
 
 그녀의 다리를 보고 우노의 가슴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그 모습이 자신의 책임인 듯 했다.


 
"각하." 

 

우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는 무거운 죄책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시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레일라는 우노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는 여전히 그녀의 눈빛에서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었다.
 
 깊게 가라앉아 안광조차 보이지 않는 듯한 짙은 붉은색 눈동자는 그때 피웅덩이 속에 누워 자신을 응시하던 그때의 눈빛에서 전혀 달라져 있지 않았다.
 
"우노, 너무 딱딱하게 굴 필요 없어. '레일라'라고 불러줘."
 
 레일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때처럼”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우노를 향해 잠시 머물렀다가 마치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듯 서늘하게 돌아갔다.
 
 그녀는 잠시간의 침묵 뒤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앉아도 좋아." 

 

레일라가 손짓으로 테이블 쪽의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우노는 잠깐 머뭇거리며 의자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마음은 여전히 레일라의 휠체어와 과거의 시점에 머물러 있었다. 

 

그 사이에 비서가 레일라의 휠체어를 조심스럽게 끌고 테이블 쪽으로 옮겼다.
 
 비서의 손길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것처럼 조심스럽고 숙련되어 보였다.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미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지만 네 입에서 직접 듣고 싶어."
 
 레일라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나직하고 감정의 색깔이 거의 없는 듯 했다.

 

그녀는 우노의 눈을 직시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에테리얼 원자 분열로 인한 마력 활성화와 그 연쇄 반응에 대한 최근의 이론에 따르면…”
 
"잠깐. 너도 알다시피 나는 마법을 계속 연구하지 않았어. 그런 이론적인 건 잘 몰라. 그런 설명은 넘어가고 본론을 말해 줘."
 
 레일라가 단호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
 
 우노는 순간 머뭇거렸다.
 
 잠깐의 침묵 후 우노가 말을 이었다.
 
“미안해, 담배 좀 꺼내도 될까?”
 
“상관없어.”
 
 총단장의 앞에서 담배 운운하는 우노의 무례한 모습에 비서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레일라는 이에 개의치 않고 허락했다.
 
“좋아… 후….”
 
 우노는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머금은 후 내뱉고 말을 이었다.
 
"최근 마법학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이 연구는 아주 강력한 병기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하지만 문제는…”
 
“문제는?”
 
“그들도 이것을 알고 있다는 거지.”
 
“그들이라면?”
 
“마왕, 말이야.”
 
 우노가 구대륙의 동부를 휩쓸고 있는 그들을 언급하자 레일라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동부의 그들이 어떻게 구대륙을 다 점령했다고 치더라도 신대륙은 넓은 서부 해역을 건너야만 올 수 있는 곳이야. 그들이 건너오기 전에 우리 연방의 함대가 그들을 격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설령 건너온다 해도 그 거리를 감안하면 큰 피해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데."
 
 우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레일라를 직시했다.
 
"얼마나 많은 군사가 넘어오느냐의 문제가 아니야 레일라. 그저 이 바다에서 '얼마나 많이 넘어오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단 하나라도 건너오는 순간 모든 것은 끝날 테니까”
 
 레일라의 표정은 우노의 말에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그녀의 손가락이 휠체어의 팔걸이를 무의식적으로 톡톡 두드렸다.
 
“과장이 심한데”
 
“과장이 아니야.”
 
“그렇다면 도대체 네가 말하는 그 신병기의 위력은 어느 정도지?”
 
“글쎄…” 우노는 잠시 고민한 후 양 손으로 작은 구 하나를 쥐는 시늉을 했다.
 
“이 정도가 전체를?”
 
“대단장궁 전체를?”
 
“아니… 말 그대로 전체 여기 보이는 여기서 보이는 모든 것들.” 우노는 고개를 저었다.
 
“레이븐릿지 전체?”
 
"아마도.” 우노가 짤막히 답한 뒤 말을 이었다.
 
"이 신병기의 위험성은 상상하는 것을 훨씬 초월해. 마왕이 이 병기를 손에 넣고 실제로 사용할 준비가 된다면 아메리고의 모든 방어수단은 삽시간에 무너질 거야."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은은한 방 안의 조명 아래에서 깊이 잠겼다.
 
"이 병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너는 어떤 답을 줄 수 있지?"
 
"없어," 우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무거운 결심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먼저 그 병기를 만드는 것 뿐이야."
 
 레일라는 그의 말에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우노의 얼굴을 탐색하듯 바라보았다.
 
 사실 그가 이미 말한 것은 편지에 거의 언급되어 있던 것이다.
 
 학자 특유의 비비꼬고 학문적인 수사로 점철된 그의 편지에서 레일라와 그의 참모들은 처음 보는 생경한 이론탓에 많은 것을 읽어낼 수 없었지만 

 

전체적인 틀과 그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저 이 모든 대화는 그것을 상기하고 구체화하고 공식화하기 위한 하나의 관례이다.
 
 그저 한 학자의 편지에 불과한 것에 국가의 행정력과 총단장의 권위를 할애하는 하나의 관례.
 
 그리고 레일라는 그것을 결행하기로 결심했다.
 
“키르디아”
 
 레일라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자리를 지키던 비서의 이름을 불렀다.
 
“예, 각하.”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던 비서는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레일라의 곁으로 다가왔다. 

 

어깨 위로 짤막하게 정리한 푸른 머리카락, 그리고 검정색 기사단의 제복. 그녀의 모습은 비서라기보다 기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것을 실행하도록 하게 극비리에 우선순위는 지금바로.”
 
 레일라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편지를 키르디아에게 건넸다. 

 

우노가 레일라에게 보냈던 그 편지였다.
 
“예, 알겠습니다.”
 
 절도 있게 경례를 한 뒤 그녀는 집무실을 떠났다. 

 

과거 독립을 위해 결성되었던 레이븐릿지의 기사단이 그 모체였기 때문에 연방의 정부는 아직도 다분히 군인의 모습이 남아있었다.
 
 두꺼운 나무문이 닫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침묵이 찾아왔다. 

 

방 안은 말 없이 담배 연기를 뱉는 소리와 그리고 레일라가 휠체어의 팔걸이를 무의식적으로 톡톡 두들기는 소리로만 채워졌다.
 
 레일라의 눈은 여전히 우노를 향해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팔걸이를 두드릴 때마다 우노는 그녀의 질문이 이어질 것임을 예감했다.
 
“거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
 
 우노는 잠깐 당황했다.
 
“어떻게 그걸…”
 
 레일라는 미소를 지으며 약간의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편지에 썼잖아. 호텔 1층에서 커피나 축내는 야인이라고.”
 
 우노는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표현을 회상했다. 

 

그의 얼굴에는 쓴웃음이 떠올랐다. 그랬다. 

 

스스로를 겸손하게 표현하기 위해 쓴 그 수사적 표현이 갑자기 발목을 잡을 줄은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레일라는 조금 더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도록 해.”
 
“이곳이라면 대단장궁?” 우노의 목소리에는 불안이 섞여 있었다.
 
“맞아.” 레일라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확신에 찼다. 

 

“이곳에도 귀빈들이 묵기 위한 방이 몇 있으니까. 지내기에 나쁘진 않을 거야.”
 
 우노는 잠시 고민하는 듯 멀리 바라보았다. 

 

그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담배의 필터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난 이런 곳은 잘 맞지 않아서…”
 
 레일라는 잠시 우노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런 곳이라면 내가 있는 곳을 말하는 거야?”
 
 우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녀는 우노의 망설임을 느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안심시켰다. 

 

“그렇다면 특별히 상관은 없겠네. 모든 짐을 챙겨서 내일 중으로 이쪽으로 옮기도록 해. 직원을 몇 명 보낼 테니 그들이 도와줄 거야.”
 
 우노는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은 잠시 레일라의 붉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물론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은데.”
 
“아니 있어.” 

 

레일라는 그의 망설임을 가볍게 넘기며 말을 이었다.
 
“이제부터 네가 주장한 이 계획은 모든 것이 극비리에 이루어 질 거야. 그리고 대단장인 나의 직속으로 위원회가 구성될 거고. 그렇다면 여기에 머무르는 편이 보안을 위해서나 계획의 편의를 위해서나 좋지 않겠어?”
 
 우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의 눈길은 레일라의 휠체어로 향했고 그 순간 그들 사이에 침묵과 함께 말없는 대화가 오고갔다.
 
“그렇다면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겠어.”
 
“조금만 생각을…”
 
“내일 오후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갈 거야. 미리 어느 정도 채비를 해 둬.”
 
 레일라는 단호히 우노의 말을 끊었다.
 
“…”
 
“그렇다면 가봐도 좋아. 기다리고 있을게.”
 
“레일라.”
 
“이건 요청이 아니야. 총단장의 명령이지.”
 
“하지만 나는 이곳의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될 거야.”
 
 레일라를 말 없이 응시하던 우노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끄곤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아 맞아 우노, 한 가지 물어볼게.”
 
 문으로 향하는 우노의 뒷모습에 레일라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뭔데?”
 
“네가 만든다는 그 무기, 뭐라고 하지?”
 
 레일라의 목소리에 묘한 소유욕이 섞여 있었다.
 
 몇 년 전, 그때의 목소리와 느낌은 완전히 달랐지만, 그때처럼 집요하고 끈적끈적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마치 우노가 만들어낼 그 무기가 그들 사이의 또 다른 연결 고리가 될 것처럼.
 
 하지만 대답은 해야 했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자신, 우노라는 학자가 정치인들에게 팔아먹을 하나의 상품이다.
 
 그리고 상품에는 이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아직 정해놓지 않았다. 우노는 자신의 기억을 필사적으로 뒤졌다.
 
 그리고 한 이름을 기억해 냈다. 파국적이고, 결정적이고, 방어 불가능한.
 
 원래 그가 있었던 세계의 그 무기.
 
“그 무기의 이름은….”
 
 
 
 
 
 원자폭탄 만들기 1부
 하르마게돈의 대장장이
 
 

 


 
 막간
 
 
 키르디아가 나갔을 때와 달리 아무런 조심성도 없이 닫힌 문이 쿵 하고 울리는 소리와 함께 우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침묵, 우노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담배냄새는 남아 있다.
 
 레일라는 우노가 피다 만 담배를 향해 손을 뻗었다.
 
 재떨이는 테이블 바로 위에 있었지만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태론 닿기엔 약간 먼 거리에 있었다.
 
“흡”
 
 하고 힘주는 소리와 함께 힘껏 뻗은 손이 담배를 낚아챘다.
 
“재떨이의 위치를 바꾸라고 해야겠어.”
 
 레일라는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아아 우노, 나의 우노.”
 
 불만어린 표정이 사라지고 그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었던 황홀경에 가득 찬 표정이 자리를 채웠다. 

 

그녀는 아주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노가 남기고 간 담배, 특히 필터를 집요하게 응시했다.
 
 그때처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도망치게 놓아두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시선이 한쪽 벽을 향했다. 국장이 걸려 있는 그 벽이다. 독수리의 발톱이 13개의 화살을 굳건히 움켜쥐고 있다. 

 

그녀가 지닌 권력의 표상이다.
 
“이젠 나에겐 힘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그랬다. 그녀의 한마디에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곁으로 와야만 했다.
 
 그때와는 다르다. 자신의 목숨을 내기의 패로 던져야 했던 그때와는 달리, 이제 그녀의 힘은 이 신대륙 전체에 뻗고 그녀의 모든 의사를 실행할 수단을 그녀는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이번에야 말로…”
 
 굉장히 달콤한 것을 입에 무는 것처럼 그녀는 살짝 혀를 내밀어 담배를 입에 물었다. 

 

딱, 손가락을 튕기며 초보적인 마법으로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잠시 후
 
“켁.. 아휴, 이런…. 켁…”
 
 거친 기침 소리와 함께 그녀는 몸을 떨었다.
 
“우노는 왜 이런 걸….”
 
 레일라는 뾰루퉁한 얼굴로 불만스럽게 담배를 테이블에 비벼 껐다.
 
 테이블에 작은 탄자국이 남았다. 

 

불을 껐지만 그녀는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마치 소중한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히힛.” 

 

하고 다시 레일라는 작게 웃었다. 그가 이곳에 왔다. 

 

드디어. 아직 완전히 손에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이곳에 있다.
 
 레일라는 휠체어 옆에 있는 작은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고 키르디아가 돌아왔다.
 
“각하, 부르셨습니까?”
 
“내일 사람 몇을 우노가 묵고 있는 호텔로 보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특별히 그들에게 하달할 지시가 있어…”
 
 그렇다면.
 
“예, 말씀하십시오.”
 
“그가 알지 못하도록 그의 짐을 모두 뒤져서 가능한 한 많은 도청마법과 추적마법을 걸어놓도록.”
 
 이제 시작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