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은 확실하겠지?”

“네, 넵!”

“자, 물건값이다. 그쪽 보스에게 넘겨줘라.”

“넵!”

 

“이 짓도 그만하든가 해야지”

6살 때 부모한테 떨어진 후로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막노동

 

‘거기서!’

‘너 같으면서겠냐!’

소매치기

 

‘이걸 가지고 이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마약 운반책까지

 

“이 짓 하다가 진짜 암살당할 것 같아”

“으아아앙!”

“무슨 소리지?”

소리가 나는 곳에는 웬 여자아이가 있었다.

“으아아앙!”

“넌 누구니? 왜 이런 곳에 있어?”

내 질문에도 아이는 계속해서 울기만 했다.

“뚝, 뚝! 그만 울고 오빠 얘기 좀 들어봐”

“으앙, 뚝!”

“그래, 넌 이름이 뭐야?”

“얀순이….”

“그럼 사는 곳은”

“몰라…. 으앙!”

“뚝! 잠깐 오빠 따라와 볼래? 과자 사줄게”

“과자?”

“응, 오빠 따라와 봐”

 

“저기 들어가서 있으면 과자 주실 거야”

“진짜?”

“응, 진짜”

경찰서로 가는 여자아이를 보고서 나는 다시 가던 길을 갔다.

“왜 여기에 여자아이가 있었던 거지?”

그리고 집에서

“네가 왜 여기 있어!?”

“과자 안 줘서 오빠 따라왔는데?”

그 여자아이를 다시 만났다.

 

“그래서 나를 따라왔다고?”

“응!”

“휴…. 너 몇 살이야?”

“6살”

“6살인데 왜 혼자 그런데 있던 거야!”

“화내지 마!….”

“화 안 냈어! 물어본 거잖아!”

“으아아앙”

“미안해 화 안 낼 게 진정해 봐”

“엄마가 밖에서 놀지 말라고 했는데 심심해서 몰래 나갔다가….”

“엄마 말을 듣지 그랬어.”
“미안….”

“나한테 사과할 필요는 없고”

얘 부모님을 어떻게 찾지?

“저기 오빠….”

“내 이름은 얀붕이야”

“얀붕 오빠, 아까 나 과자 사준다고….”

“그래, 사러 가자”

“진짜!”

“대신 과자 사고 네 부모님 찾으러 가보자”

“응!”

 

“2시간 동안 둘러봤는데 진짜 집을 못 봤어?”

“응….”

“그러면 오늘은 너를 어디다 맡겨야 하는데”

“저기 얀붕 오빠…. 나 오빠랑 같이 살면 안 돼?”

“나랑?”

“응! 나한테 과자도 사주고, 이렇게 도와준 건 오빠가 처음이야.”

“그래, 그러면 너희 집 찾을 때까지만 같이 지내자”

“알았어, 얀붕 오빠!”

그렇게 우리 둘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8년 후

“다녀왔어? 오늘은 별일 없었어?”

“됐어, 신경 쓰지 마”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이 옷 주워 온 거지!”

“어?”

“같은 반 애들이 자꾸 나보고 거지래, 주워 온 옷 입고!

오빠는 막노동한다고! 이럴 거면 그냥 어떻게든 진짜 부모님 찾아서 살걸 그랬어!”

“얀순아, 잠깐만!”

‘쾅’

“얀순아!”

얀순이가 그렇게 놀림당할 줄을 몰랐는데….

 

오늘은 절대로 집에 안 들어갈 거야

“배고프다….”

편의점에서 뭐라도 사 먹어야지….

‘띵~’

“어서 오세요~”

컵라면이 어디 있지?

“여기 계산이요”

‘띵~’

“엄마! 나 과자 사줘!”

“알았어, 뭐 먹고 싶은데?”

“이거!”

 

‘오빠! 나 이거 사줘!’

‘알았어, 사줄게’

 

“손님? 왜 그러시는….”

“오빠….”

“손님!? 어디 가세요!?”

 

들어가서, 오빠한테 미안하다고, 다신 안 그러겠다고 하는 거야

“오빠!”

‘...’

“오빠…?”

‘덜컥’

뭐지?

 

-얀순이에게-

얀순아, 내가 너한테 많은 걸 못 해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서

미안해, 사실 나 너희 부모님이 누군지 알고 있었어

알고 보니 엄청난 부자였더라

하지만 너랑 헤어지기 싫어서 모른척하고 있었던 거야

정말 미안해, 이 편지를 읽을 때쯤에는 네 진짜 부모님이 오실 거야

이 옷은 내가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나 찾지 말고 잘 지내

-나쁜 얀붕이가-

 

“오빠…. 미안해…. 다시는 화도 안 낼 테니까 가지 마... 제발”

 

 

 

10년 후

“오늘도 수고했다.”

“네, 형님도 잘 들어가세요”

힘들다 집에 가서 쉬어야지

“저기, 얀붕씨 맞으시죠?”

“네? 제가 얀붕이 이긴 한데”

“잠시 저희를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얀순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누구요?”

 

어쩌다 보니 따라오긴 했는데 뭔 사무실이 내 집보다 크냐?

“얀붕 오빠”

날 저렇게 부르는 사람은….

“얀순아…. 오랜만이네”

“오빠…. 보고 싶었어, 나 부모님 찾고서도 오빠 생각밖에 안 했어.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부모님 회사도 물려받았어.

그러니깐 날 받아주면 안 돼 오빠?”

“미안하지만 난 예전에 범죄 저지른 거 때문에 감옥도 갔었고,

지금은 막노동하면서 지내, 너랑은 안 어울려 그러니까 그냥 나 잊고….”

“이얀진, 최얀돌, 오빠 부모님이야.”

“뭐?”

“보니까 오빠도 오빠 부모님도 서로 찾느라고 고생 많이 했더라,

만약 오빠가 날 받아준다면 선물로 만나는 건 물론 두 분 다 이쪽에서 잘 모실 거야

받아준다면 말이야.”

“왜 이러는 거야?”

“오빠를 사랑해서”

“...”

“동의하면 여기다 사인하면 돼”

혼인신고서

“...약속은 지키는 거지?”

“시아버지, 시어머니 되실 분인데 당연하지”

결국 난 그렇게 보고 싶었던 부모님을 위해서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오빠 이젠 함께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