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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현지 시간) 컴퓨터 문제로 모든 관측을 중단한 허블우주망원경이 2주 넘게 재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1990년 4월 미국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 540km에 배치된 허블우주망원경은 그간 고장이 날 때마다 수리를 받으며 살아났고, 31년째 인류 최고의 우주망원경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보다 수리 시간이 길어지면서 31년 된 허블의 복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허블은 1993년, 1997년, 1999년, 2002년, 2009년 등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우주비행사의 ‘방문 수리’를 받았다. 당시에는 NASA가 우주왕복선을 운용하고 있었고, 우주왕복선이 허블우주망원경에 도킹한 상태에서 우주비행사가 우주 유영을 통해 직접 고장 부위를 수리할 수 있었다. 


첫 고장은 반사경 문제였다. 주거울의 결함으로 관측 이미지가 흐릿해 해상도가 기대에 못 미쳤고, 1993년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를 타고 간 우주비행사들이 이를 교정했다. 2009년에는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가 우주비행사 7명을 태우고 올라가 새로운 카메라와 유지 보수 장비 등을 허블에 설치했다. 당시 NASA는 2010년부터 우주왕복선 3대를 퇴역시키고 2011년에는 모든 우주왕복선의 영구 퇴역을 결정한 상황이어서 2009년 수리는 허블의 다섯 번째이자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수리였다. 


이후 허블우주망원경은 오류가 발생하면 지상에서 원격으로 수리를 진행해왔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비정상적인 조건이 감지되면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스스로 안전모드에 진입한다. 대부분의 잔고장은 쉽게 수리할 수 있는 사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8년 방향을 제어하는 자이로 장치가 고장 났을 때는 수리에 3주가 걸렸다. 허블은 올해 3월에도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모든 관측 작업이 중단됐고, 5일 만에 관측 작업에 복귀했다. 


이번에 NASA는 허블의 고장 원인을 컴퓨터의 메모리보드 불량에 따른 소프트웨어 오류로 추정하고 컴퓨터를 살리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백업 컴퓨터로 망원경을 작동시킬 계획이었다. 백업 컴퓨터는 2009년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허블 수리 당시 달았으며 그간 한 번도 작동시킨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백업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하루의 시험 기간만 거치면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임무를 바로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6일(현지 시간) NASA는 홈페이지에 “백업 컴퓨터의 전원을 켰지만, 현재 허블을 멈추게 한 것과 같은 오류가 나타났다”며 “컴퓨터의 메모리보드 문제가 아닐 수 있어 다른 시스템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NASA는 허블이 과학 탑재체에 명령을 전송하는 모듈(CU)과 관측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모듈(SDF)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NASA는 “이번 주 컴퓨터 시스템을 계속 점검하는 한편 CU/SDF의 오작동 가능성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당초 설계 수명을 15년으로 계획했지만, 여러 차례 수리를 받으며 31년째 활동하고 있다.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이 당분간 더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허블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의 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제임스웹이 우주에 올라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허블이 버텨주는 게 좋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올해 11월 중순 이후 발사될 예정이다. 


이제 허블우주망원경의 수명이 다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