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해양·환경 위성 19일 발사...


한반도 주변 바다-기후변화 관찰


바닷속 플랑크톤 양도 관측 가능… 지구 전체 촬영하는 기능 추가



“천리안2B호의 해양관측탑재체(GOCI)가 관측하는 영역은 비록 지구 면적의 1.2%밖에 안 되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16억 명이나 살고 있는 지역입니다. 천리안2B호가 올라가면 이 지역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기후변화와 해양환경의 변화를 더 빠르고 자세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주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장은 19일(한국 시간) 오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해양 및 환경관측 위성 천리안2B호에 대한 기대를 이같이 말했다.

천리안2B호는 2018년 12월 발사된 천리안2A호와 함께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통신·해양·기상 위성인 천리안1호의 바통을 잇는 위성이다. 천리안1호는 2010년 발사된 뒤 한반도 3만6000km 상공에서 해양기상과 환경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 센터장은 “천리안1호를 올렸을 때, 해양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당시 가장 큰 문제였던 적조 현상을 관측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며 “지금은 적조는 줄어들고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등 그동안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임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도 천리안1호처럼 한반도 3만6000km 상공에 떠서 24시간 밀착 관측을 하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에 맞춰 지구 주변을 돌기 때문에 땅에서 보면 계속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천리안2B호의 특징은 시간대별로 바다와 주변 환경을 더 자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천리안1호가 하루 8번 촬영한다면 천리안2B호는 하루 10번 관측할 수 있다.

이렇게 관측한 해양환경 데이터는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어나면서 심각한 피해를 주는 적조나 갈조는 대표적으로 주목하는 현상이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햇빛을 흡수하거나 흩뜨리고(산란), 광합성을 통해 빛을 내뿜는다. 천리안은 3만6000km 상공에서 이 미세한 빛을 여러 파장으로 관측해 바닷물 1L 속에 플랑크톤이 몇 mg 들어있는지까지 알아낼 수 있다. 

대기오염물이나 황사, 미세먼지, 폭설, 산불, 해빙, 해무도 천리안2B호의 주요 감시 대상이다. 갯벌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이나 해양 폐기물 무단 투기, 바다에서 모래를 채취할 때 바닷물이 혼탁해진 모습도 포착한다.

환경탑재체(GEMS)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오존, 에어로졸 등 총 5가지의 대기 오염물질을 관측한다. 인도 동쪽부터 일본 동쪽까지 가로세로 5000km의 영역에서 대기 오염물질이 어디서, 얼마만큼 발생하며, 또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관측한다. 

이와 더불어 이용해 미세먼지의 발생지와 이동 경로도 알아낼 수 있다. 5가지 대기 오염물질은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주요 원인 물질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 데이터를 통해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감시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기환경 데이터는 2021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환경탑재체가 정지궤도위성에 실리는 것이 전 세계에서도 최초로 시도되는 일인 만큼 해외의 관심도 크다. 미국은 북미 지역을 감시하는 환경위성 템포(TEMPO)를 2022년에, 유럽우주국(ESA)은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대기를 감시하는 위성 센티넬(Sentinel)-4를 2023년 이후 발사할 예정이다.

환경탑재체 개발을 총괄한 이승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본부 위성탑재체개발부 책임연구원은 “대기오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저마다 자국의 대기 오염물질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정지궤도위성을 이용하고 싶어했다”면서 “그동안 이를 실현할 장치와 기술이 없어 정지궤도위성에 환경탑재체를 실은 국가가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탑재체를 정지궤도위성에 싣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지구까지의 거리다. 탑재체는 지구가 반사한 빛을 관측하는데, 지구와의 거리가 멀수록 그 빛의 세기가 점점 작아지기 때문이다.

가령 상공 600km에 있는 저궤도위성에 비해 상공 3만6000km에 있는 정지궤도위성은 거리상 60배 지구에서 더 멀리 있다. 즉 지구에서 반사돼 위성에 도달하는 빛의 세기는 360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떨어진다.

더군다나 대기 오염물질은 대기 중에 ppm(1ppm은 공기 1kg당 1mg) 단위로 있을 만큼 아주 미량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신호를 낚아채기 위해서는 극도로 높은 수준의 집광력과 검출기 성능을 보유해야만 한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자광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기 오염물질을 관측할 수 있는 수준의 광학 센서들이 개발됐다”며 “그중에서도 최고 성능을 나타내는 장비들로 환경탑재체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환경탑재체는 망원경, 분광기, 전자부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국내 연구팀이 망원경 부분을 개발하고, 미국 연구팀이 분광기와 전자부를 개발해 함께 조립하는 방식으로 환경탑재체를 완성했다.

과학자들의 기초 연구에도 널리 활용된다. 유 센터장은 “천리안1호가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한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논문만 200편에 이른다”며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분석 알고리즘을 함께 개발하자고 제안하는 등 국제 협력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가 운영을 시작하면 새로운 연구와 측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천리안2B호에는 한반도 주변 지역을 상세히 관찰하는 원래 임무 외에, 하루 한 번씩 지구 전체를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바다의 온도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오르고 내리는 엘니뇨나 라니냐 등 지구 규모의 해양 변화를 관찰하고 원양어선에 플랑크톤 변화 정보를 주는 새로운 활용법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찰 방향을 바꿔 동남아 재해도 관찰할 수 있다.천리안1호가 임무를 마치기 전까지는 천리안2B호와 동시에 운영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마치 사람이 두 눈을 이용해 거리를 느끼듯 같은 곳을 보는 두 위성을 이용해 해수면 높이 계산등에 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