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rky 채널
속죄 같은 걸 하려는 게 아니에요.
모두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그래도 주워 담으려는 손에 의미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누군가의 죽음이란 '선'을 넘으면 서로 무언가 침착할 뿐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요.
언제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니까.
끝없는 마이너스밖에 없는 것 같아요.


상처를 입히는 순간 많은 게 끝나버려요.
처음부터 안 싸우면 좋지만.. 그건 불가능하죠.
서로 소중한 것도 원하는 것도 다르고 미워하는 감정은 막을 수 없으니까요.
누군가 옳은가 틀린가를 떠나 누군가를 상처 입히면 결국 서로 간에 악의밖에 남지 않아요.
대체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저 희망에 근거한 증거도 없는 불확실한 미래나 이미 죽은이를 위해 싸우는게,
지금 살아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증오든 정의든 누군가를 위해서건..
사람을 해치면 안되는 거잖아요.


사람을 죽인 죄에 속죄 따위 될 리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런 건 당연히 무리죠.
누군가를 죽인 죄를 누군가를 구해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에 불과해요.
속죄도 되지 않고 죄책감조차 없어지지 않죠.
시작된 연쇄는 오직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않죠.
목숨은 수학처럼 +, -로 계산되지 않아요.
죽이고 구하는 건 서로 다른 레일.
용서받을 리도 죄가 없어지지도 않고...
구해도 죄는 덜어지는 것 없이 그저 다른 가치 속에 다른 방향으로 쌓이기만 할 뿐이죠.
그걸 틀리면 당신은 파탄 날 거예요.
용서나 속죄를 위해 싸우면, 사람의 목숨을 계산하는 걸로 갚으려 하면 우리는 잘못된 길로 가겠죠.
그걸로 만족하고 위안하며 애쓰며 망가지며 위안 속에 살게 될 거예요.
우리가 미움받는 건 잘못된 길을 갔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