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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은 맞는데 무당은 아니지


한의학의 문제는 연역적 논리가 없다는거지. 


이런 증상 이런 병에는 이런 약재를 써요 -> 왜요? -> 옛날부터 그래 왔어요 ㅎ 가 한의학의 알파요 오메가잖아.

물론 이게 나쁘다는건 아님. 오랜 시간동안 증명이 됬으니까 분명 효용이 있는건 맞음.


그런데 새로 생긴 병을 고친다거나 (예를 들면 에이즈) 기존에 아예 없었던 분야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할 수가 없음.


한의학하는 제일 많이 끌고 오는게 투유유 여사가 말라리아 치료제 중의학에서 발견한거 들고 오는데, 분명 괄목할만한 과학적 업적이지만 그건 엄밀하게 말해서 중의학 혹은 한의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지. 분명 약재로 쓸 수 있는 부분이고 효용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그걸 분자단위로 추출해서 뽑아내는건 현대화학과 약학의 방법론을 쓴거잖아? 한의학에서 힌트를 얻은거지 중의학의 승리라고 보기 힘들지.


한의학 혹은 중의학이 쓸모가 없는건 아님. 의학에서는 블랙박스 펑션이라도 효과만 있으면 무조건 다 쓰인다. 부황이랑 침이 왜 효과가 있는지 서양애들도 모르지만 효과가 있으니까 펠프스도 부황 쓰잖아? 의학은 실용주의라 효과만 있으면 일단 쓰고 봄. 정신상담도 다 뒤진 프로이트나 융 끌고 와서 상담 하는 경우가 많음. 과학적 근거 솔직히 좆도 없는 이론이라서 다 뒤져가는 심리학의 비주류지만 플라시보를 높은 확률로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실용성이 충분하지.


그런데 그게 한의학 vs 서양의학 이라고 서양의학의 안티테제로서 기능하는건 절대 아니지. 서양 의학이 의학이고, 한의학은 아직 서양 의학이 흡수하지 못했지만 효과가 있는 몇몇 대체의학일 뿐임. 카이로프랙틱이나 요가 정도 레벨이지 서양의학이랑 맞다이 가능한게 아님. 한의학이 동의보감 황제내경 빼고 스스로의 연구만으로 의학 약학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음? 애초에 그렇게 하려고 하지도 않잖아? 그래서 불임이라고 하는거. 더 이상의 학문적 생산이 불가능해 보이니까.


하지만 폐경 다 온 할머니들도 손주들 돌봐주면서 양육에 기여할 수 있는 것처럼 한의학도 서양의학한테 흡수당하면서 의학을 발전시켜 나갈거야. 단지 그게 한의학 주도가 아니라 서구식 연역적 방법론과 실험으로 한약재를 분자 단위로 해체하고 침 뜸 접골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해서 의학이 흡수하게 되는거겠지.


지금은 단백질블록이랑 필수 비타민만 먹는다고 건강을 유지할 수 없잖아?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네랄이 인체에 기여하는 부분을 인류가 전부 알지는 못하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그게 가능해지겠지. 그것처럼 침이나 뜸이 왜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몰라. 그런데 아마 그건 의학이 (혹은 서양의학이) 밝혀낼 확률이 높고 그 때 한의학이 진정으로 서양의학과 동등해 질거야. 내과는 외과랑 동등하게 중요하잖아? 서양의학의 한 분파가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