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난 개인적으로 공부할 때 가장 경계해야되는게 [공부하는 사람이 지치는 거]라고 생각함

학원강의나 인강으로 예습하고 학교수업 들은 다음 한 번 더 복습하고 관련 응용문제 쫙 풀어본 다음 오답노트 정리하고...

다 좋은데 사람 멘탈이 나가는 사소한 문제점이 있음

봤던 내용 또 보고 또 보고 해야 공부가 된다고 하지만 문제는 그러다 방전되면 어느 부분은
대여섯번씩 봤는데 어느 부분은 아예 못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거든

게다가 여러번 봐서 알면 다행인데 여러번 본 다음 틀렸던 거 또 틀리면 자괴감 들고
이 길이 정말 내 길이 맞나 하는 회의감도 듬


그래서 나는 공부는 이렇게 해야된다고 생각해.

부담감 같은거 다 내려놓고, 잘해야된다는 생각도 내려놓고, 그냥 하루에 시간만 딱
정해놓고 그 시간에 엉덩이만 붙이고 앉아있는게 좋음.

그 날 달성해야하는 최소 목표랑 초과 목표를 정해놓고, 최소 목표는 부담 안 되게 설정한 다음
최소 목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하고,  그 날 공부가 몸에 좀 받으면 초과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방전되면 떄려치고.

그 때 스마트폰 같은 것만 만지지 말고 앉아서 시간만 때우면 됨. 그림을 그리던지, 망상을
하던지... 그건 뭐 자유롭게 하고.

공부도 운동이랑 비슷해서 공부 안 하던 사람이 자긴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여태 빡공하던 애들보다 공부 더 해야된다고 아둥바둥 하려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경우는
진짜 셀 수도 없이 많다. 당장 몸 만들어야 된다고 운동 하나도 안 하던 애가 갑자기 하루 두 끼 먹고 
10킬로씩 뛰고 팔굽혀펴기 100번씩 하려고 하면 그게 되냐?

장래의 꿈이 학자가 아니고서야 수능의 목적이 뭐냐? 점수 잘 나와서 좋은 대학 입학만
잘 하면 돼. 

선생님들 흔히 하시는 말씀이 있을 거야.

이제 고3인데 수능까진 며칠 남았고 과목이 몇 개니까 너희들이 그 중 한 과목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며칠이고 그 중에 잠자는 시간을 빼면 총 몇 시간 밖에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뭣빠지게 공부를 하라는 레퍼토리 말하는 선생님이 학교에 한 분은 꼭 있어.

그 소리 해서 빡공해서 인간승리 이뤄낸 애들을 거의 본 적도 없으시면서 그런 말씀은
꼬박꼬박 하시지.

일단 수학 같은, 이해가 있어야 점수 잘 받는 과목은 기초 익히고, 응용문제 유형 같은 거 
감 좀 잡고, 잘 되는 건 익숙하게 풀 수 있게 해놓고, 진짜 무슨 짓을 해도 이해가 안 되는 건 그냥 암기해서 풀고.

암기과목은 암기하기 위한 요령이 여러가지 있을 거야. 검색해서 알아보던가, 공부 잘하는
친구나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의외로 쉽게 되는 경우 많다.

고3이 시간이 많아서 대충 던져도 되는 시기는 결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짜 영혼까지
갈아넣어가면서 공부해야된다는 생각은 좀 아니라고 봐.

할 수 있는만큼만 공부하고, 스스로 충실하다고 생각되는 공부시간을 보내면 그걸로 된 거다.
수능 성적이나 학점은 남들이랑 비교하는게 맞지만, 공부시간을 남이랑 비교하면서 내가
더 공부했다고 해봤자 알아주는 건 자신이나 부모님 정도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