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에서 활동하다 수감중인 ‘반체제 인사’ 4명이 미국 의원들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미국 의회·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1일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위원회에 위구르족 학자 일함 토티와 중국 인권변호사 쉬즈융·딩자시, 홍콩 언론인 지미 라이 등 4명을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추천서에서 “네 사람 모두 현재 정치적 활동을 이유로 수감돼 있다”며 “노벨평화상을 이들 4명에게 주는 것은 중국 공산당 치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평화와 자유에 대한 염원이 전 세계 다른 수십억 명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일함 토티는 중국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출신으로, 베이징중앙민족대 교수로 일했다. 그는 2014년 자신의 누리집 ‘웨이우얼온라인’을 통해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정책을 비판했고, 중국 정부는 그가 분리주의를 조장했다며 종신형을 선고했다.

중국 변호사이자 유명한 인권 운동가인 쉬즈융과 딩자시는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가 지난해 11월 각각 징역 14년형과 12년형을 받았다. 이들은 20여년 전부터 공무원 재산 공개, 국민의 헌법상 권한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였고, 철거민과 농민공 등 약자를 위한 공익소송을 주도했다. 수배와 체포를 거듭하던 이들은, 2019년 12월 푸젠성 샤먼시에서 열린 인권 집회에 참석한 뒤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특히 쉬즈융은 2020년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권퇴서’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미 라이는 홍콩 민주파의 원로 인사로, 지난 2020년 외세 결탁, 선동 등 혐의로 구속된 뒤 현재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로 2021년 6월 폐간한 ‘핑궈(빈과)일보’의 설립자로, 2014년 홍콩 혁명 당시 민주 세력을 지원했고, 2019년 반송환법 시위 사태 때도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다.

노벨평화상 후보는 매년 300명 넘게 추천된다. 지난해에는 개인 259명과 단체 92개가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받았다. 2010년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가 수감 상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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