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마다 2등급 내에 속하고 지리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내 친구는 교원대 지리교육과에 갔어. 그때만해도 이제 장미빛인생이라며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했어.  
그런 걔나 6수만에 임용고시 합격함. 6수하는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로 각종 질환에 걸렸어. 그래서 불면증,강박증,대인회피,손톱살뜯기,위액과다분비,거북목 등등... 물론 다른 원인으로 생긴걸수도 있지만. 그 친구가 대인회피가 있어도 만나는 유일한 친구가 나였어. 나는 절대로 걔의 인격을 건드리지 않았거든. 
그래도 걘 그나마 운이 좋은거야. 원래부터 천식,아토피,비염,저혈압이라서 군면제로 무휴학으로 29살에 임용됐지. 군복무한 다른 동기들은 이제 임용고시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갔대. 보통은 전공을 살려 사탐학원과외강사로 가. 잘된 동기는 교행직공무원, 1금융권, 대기업 사무직으로 갔는데 걔네들은 애초에 임용고시 루트 대신 삐딱선으로 도박해서 성공한거래. 
자기는 입학할땐 동일한 마이너과목인 역사교육과가 참 부러워서 화가 많이 났대. 언론과 시민단체가 선동한 국사우선주의와 민족주의적 광풍을 타고 국사가 필수가 되어서 수요가 늘어나 비율도 커지니까 자연스레 지리는 과목과 티오가 팍 줄었거든. 
지금은 멀쩡한 지리교사같지만 6수 하는동안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 과정에서 생긴 정신적 상처가 흉터로 남아서 낫질 않는대. 자기 선배들의 실패담을 건너들어 다 알지만 마이너과목 임용고시 준비과정의 험난함이 이 정도일줄 몰랐다고. 자기 자식은 절대로 사범대에 안보낼거고, 입학만 하면 공부 안해도 취업이 사실상 100% 보장되는 간호대,교대를 보내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