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때 저출생을 걱정하는 소리는 한국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음. 유식자 선생들은 오히려 한없이 증가하는 인구에 대해서 강하게 경고했고.


신문의 논설위원과 논평방송에 등장하는 문화인사도 인구폭발을 걱정하는 입장에서 주장을 펼쳤음.

학교수업에서도 중학교에 올라가면 사회과목 선생님이 멜서스의 인구른 등을 인용하면서 한차례 문명 비판을 늘어놓는 것이 일반적인 전개였지.


다시 말해 20세기가 끝나기 얼마전까지, 한국인은 수십년동안 오직 인구폭발과 식량위기와 에너지 고갈을 걱정하고 있었던거야. 특별한 설명없이 인구문제라는 단어를 꺼내는 경우, 협소하고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과잉인구의 압박으로 인해 마비되는 것에 대한 공포를 의미했지.


그런 의미에서 20세기 사람의 구슬픈 말로인 내 입장에서는 인구감소가 사회문제의 범주 안에서 논의되는 단계에 이른 시대사조의 급변을 여전히 석연치 않게 여기는 것도 있음.


만원전철에 앉을 자리가 생기는 것은 어디가 슬픈 일일까? 바꿔 말하면 나는 이런 입장에서 인구라는 단어를 둘러싼 불가사의한 논의를 바라보고 있음. 그렇기 때문에 현재 어디든 제시되는 인구동태를 예측하는 꺾은선 그래프에도 의심을 품고 있음.


그것은 1970년대의 인구예측이 보기좋게 빗나간 결과가 현재의 인구구성과 출산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반세기 뒤의 2070년 한국 인구가 좌표 위에 그려진 급격한 하강곡선 그대로 진행된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임. 기본적으로 출산율과 해외 인구유입과 유출 모두 너무나도 변동성이 크고 급변하는 사회 유동성에 그대로의 기조를 유지한다고 보기도 힘들거든.


오랜 삶을 살아온 인간이 느끼는바는 이런 종류의 예측이 항상 적중하는 것은 아닌것 같음. 뭐 나같은 일반인이 진지하게 분석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기도 하지만 그런 예측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함. 점성술을 대하는 마음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나는 어느정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인구와 경제에 대해서 50년뒤의 이야기를 하면서 예측이 맞는다는 전제로 의논하고 있는 태도가 이미 경솔한 것이라고 생각함.


어떻게 보면 요즘세대가 아닌 구세대에 속하는 내가 하는 소리니까 너무 귀담아듣지는 말고 그냥 인구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