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을 백제 때는 복홀(伏忽)이라고 불렀다고 함. 복홀은 백제어를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여기서 '홀(忽)'은 '미추홀'을 생각해 보면 고을과 밀접한 무언가를 뜻하는 일반명사라고 생각할 수가 있음. '복(伏)'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는데, 통일신라 경덕왕 때 지명이 한문화되면서 '보성(寶城)'이 된 것으로 보아 '홀'이 '성'에 대응하고 '복'은 '보'에 대응한다고 할 수 있음. '복'과 '보'는 음이 비슷하므로, '홀' 앞에 있던 무언가를 한문화 이후에도 음차로 남겨두었다고 볼 수 있고, '홀'은 뜻이 명확하므로 훈차했다고 볼 수 있음.

 

결국 '보성'은 "'보'라는 이름의 성"을 뜻함이 확실해졌는데, 성의 옛말은 '잣'임. 지금도 제주어에서 '잣'은 성처럼 벽 모양을 한 '돌담'을 뜻한다고 하니 '잣'이 성을 뜻함은 확실함. 한편 城의 훈은 '재'인데, '재'는 고개의 다른 말임. 근데 고개를 뜻하는 한자가 왜 방어벽을 뜻하게 됐을까? 바로 고개는 산이 줄지어 있는 곳에 있는 교통로이고, 산이 줄지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세력의 경계가 되고 거기에 있는 교통로는 주요 방어 지점이 되기 때문임. 거기다가 '재'와 '잣'이 발음이 비슷한 것을 보면 왠지 모르게 어원이 공유되는 거 같음.

 

그래서 어쩌면 '보성'과 '봇재'는 어원을 공유하는 거 같음. 이상 뇌피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