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라는 행정구역은 태생이 도농분리에 의해 만들어진, 외곽부만을 긁어모아서 만든 행정구역이고, 그런 행정구역이 고착된 상태에서 지금과 같이 인구 밀집지역이 엄청 증가했음에도 역시 중심지기능은 수원에 의존하고 있고 자체적인 중심지 기능을 갖추지 못한 채 집만 지어놓은 뻥도시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음.

 

도시지리적으로 보면 화성시 지역은 분명히 수원에 종속된 곳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화성시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지자체 측은 수원과는 다른 별개의 세력을 형성하고 싶은 거 같음. 그렇다면 지역의 첫인상과도 같은 '지명'을 바꿀 필요는 없는 걸까?

 

화성시는 아마도 현재의 수원에 종속되어있지 않다는 느낌을 내고 싶어할 것임. 근데 정조가 수원 읍치를 현재의 수원으로 옮기기 전의 수원 읍치는 지금의 화성시 지역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금 있는 수원시는 오리지날 수원이 아니며 우리야말로 수원의 적통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름이 가장 표현하는 바도 강하고 지역민들에게 긍지와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이름이라고 생각함. 근데 '화성'이란 이름은 현재의 수원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이름을 쓰면 현재의 수원에 종속된 지역이라는 느낌이 드러남. 그래서 정조가 읍치를 옮기기 전의 오리지날 수원과 관련된 이름을 써야 함. 아무래도 밑의 이름들이 좋을 듯.

 

수주시(水州市)

수주는 수원의 구칭이다. 물론 정조가 수원 읍치 옮기기 훨씬 이전에 썼던 이름. 부작용은 일단 '수' 자 돌림이다 보니 역시 수원 떨거지 느낌이 풀풀 남.

현륭시(顯隆市)

원래의 수원 읍치 자리에 만들어진 것이 사도세자 무덤인 현륭원이기 때문에 이 이름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거 같음.

융건시(隆健市)

현륭원은 사도세자가 추존왕이 되면서 융릉으로 바뀌었으며, 한편 융릉 옆에는 정조의 무덤인 건릉도 들어서서 둘을 아울러 융건릉이라 부름.

건릉시(健陵市)

현륭시, 융건시, 융릉시 등이 발음하기 불평하다면 그나마 건릉시를 쓸 수도 있을 거 같다.

화산시(華山市)

화산은 현륭원이 있던 산의 이름. 현재의 이름과 비슷하기 때문에 간판 교체 비용도 적게 들 듯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