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을 중시한다면 역시 영세농이 난립하는 것보단 기업농화해서 몸집을 불려서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가는 게 역시 좋긴 하지. 근데 나는 사람들이 이 단순한 사실을 몰라서 기업농을 반대하는 거라고는 생각이 안 든다.


그럼 왜 반대하겠느냐? 바로 현존하는 한국 기업들의 윤리성과 관련된 문제임. 유독 한국에서만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다거나, 노동자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소식을 자주 접해봤을 거임. 기업이란 단순히 부를 축적하기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기능론적 측면에서 보면 재화나 서비스을 제공하여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사회적인 존재이기도 함. 근데 한국에서 일부 기업의 비윤리적 경영은 익히 알려져 있고, 이러한 '블랙기업'의 만행이 소비자 계층에 크게 각인되어있음. 이런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식량만큼은 폭리를 취하게 만들기 싫다는 목소리가 생기는 게 아닌가 싶어. 세상에 기업이 폭리를 취해서 나한테 돈을 더 많이 뜯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어디 있나?


강조하자면, 이건 나만의 의견이 아닌 소비자 계층의 대체적인 의견이 이러할 것이라고 봄. 별로 합리적인 우려는 아니지만, 이렇게 우려하는 현상이 분명히 존재하는 현상임. 따라서, 기업농이 효율적이긴 한데,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함께, 기업 경영자들의 마인드 또한 바뀌어야지만 기업농이 이 헬조선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않을까 싶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자본가와 소비자의 마찰은 한국이 멸망할 때까지 지속될 것임. 물론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농은 난 언제나 대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