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행정기관들이 대부분 세종으로 이전한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여전히 도쿄 도심인 치요다구에 중앙행정기관들을 배치해두고 있음. 흔히 카스미가세키라고 부르는 이 지역은 원래 에도시대 당시 다이묘들이 거주하고 있던 곳인데, 메이지 유신 이후에도 몇몇 정부기관들이 이 지역에 있던 예전 다이묘들의 저택들을 빌려 쓰고 있었는데,  1877년 대화재가 발생해 싸그리 불타버림. 이후 1880년대 이 지역을 새로 정비하면서 새로운 청사를 세우고 정부기관들을 입주시킨 게 현재 카스미가세키의 유래. 철도 교통이 발달한 도쿄이니만큼 당연히 이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노선들도 많음(도쿄메트로의 경우 도자이선, 후쿠토신선 빼고 전부 지남). 일본은 한국과는 다르게 의원내각제 체제라 그런지 인근에는 일본 국회의사당이 있음.


중앙합동청사 제1호관(카스미가세키 1초메)
-정부청사 치고는 좀 초라해보이기는 한데, 아닌 게 아니라 여기는 일본 농림수산성하고 임야청, 수산청밖에 없음.

-2차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해군성 청사가 있던 곳이었지만 전쟁 끝난 뒤 철거되고 1954년 완공됨


중앙합동청사 제2호관(카스미가세키 2초메)

-메이저한 기관으로는 일본 중앙행정기관 서열 1위 총무성을 비롯해 경찰을 관할하는 국가공안위원회, 그리고 국토교통성 일부 부서가 있음. 그 외에 소방청, 경찰청도 여기에 입주함


-2차대전 끝나기 전에도 내무성 청사로 쓰던 곳. 물론 그대로 쓰는 건 아니고 재건축한 거임. 사실 여기에 있는 기관들 자체가 전쟁 끝나고 내무성 해체한 뒤의 잔재들.(+후생노동성)


-저 위의 큼지막한 안테나는 경찰청, 소방청이 쓰는 용도라고 함.


중앙합동청사 제3호관(카스미가세키 2초메)

-사실상 국토교통성의 본진. 그 외에 해상보안청, 관광청이 있음


-국토교통성이 여기에까지 있는 이유는, 애초에 이 건물 자체가 2호관이 과밀화되면서 1966년에 근처에 있던 구 내무대신 관저 자리에 새로 지은 거라 그럼. 건설 당시에는 건설성과 운수성이 입주했음.


-일본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대신관방과 차관의 사무실이 건설성은 3층, 운수성은 5층에 있었는데, 2001년 중앙성청 재편에 따라 국토교통성으로 통합되면서 통합된 부처의 대신관방 및 차관의 사무실을 어디로 둘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고 함. 편의성으로만 따지자면 한 층은 그냥 두고 다른 층이 그 층으로 옮겨가는 게 가장 좋은데, 이러면 꼭 한 부처가 다른 부처에 흡수된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해서 둘 사이인 4층으로 결정했다고.


중앙합동청사 제4호관(카스미가세키 3초메)

-내각부(한국의 국무조정실과 비슷하지만 일본은 의원내각제라 권한이 더 강함), 내각법제국(한국의 법제처), 총무성 일부 기관, 농림수산성 일부 기관, 소비자청, 해상보안청 정보부가 있음.


-1971년 건축된 청사. 원래 2014년 즈음 해서 재무성 청사와 통합해 고층으로 재건축하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2011년에 대지진이 터지고 후쿠시마 원전 터지고 하면서 보류됨.


중앙합동청사 제5호관(카스미가세키 1초메)

-후생노동성, 환경성이 입주한 청사


-1983년 완공됨. 원래 이 지역에는 일본 천황이 있는 곳을 내려다보는 건 보기 안 좋다고 해서 높이 100미터 이상 건축이 제한되는 규정이 있었는데, 이 청사가 그 규정을 깸.(111.2미터) 그렇지만 층당 높이가 낮아서 정작 들어가보면 좁다고 함.


-나름 후생노동성이 입주해 있다고 해서 내부 금연이고, 나름 환경성이 입주해 있다고 해서 냉난방을 제한함.


6호관 A동

6호관 B, C동
6호관 법무성 구본관

중앙합동청사 제6호관(카스미가세키 1초메)

-법무성, 검찰청, 공안조사청, 공정거래위원회, 도쿄지방재판소 등이 입주해 있음. 일본 검사들의 본진.


-정확히는 A, B동에 검찰 관련 기관, C동에 법원이 주로 입주해 있음. 원래부터 이 부지는 법무성의 전신인 사법성이 쓰고 있었는데, 2차대전 종전 이전의 일본은 사법부가 따로 독립해있지 않고 중앙행정기관인 사법성에 속해있던 것의 영향으로 보임. 저 번쩍거리는 빌딩들은 1994년에 지은 것.


외무성 청사(카스미가세키 2초메)
-카스미가세키 개발의 원조인 외무성의 본진

-남부청사는 1970년, 북부청사는 1960년 건설.

재무성 청사(카스미가세키 3초메)
-사실상 일본 중앙행정기관 중 서열 1위인 재무성의 본진

-1934년 건축을 시작해 1943년 완공된 이후로 현재까지 쭈욱 쓰이고 있음. 위에서도 나왔지만, 재무성 청사가 내진설계도 기준 미달이고 노후화되어서 4호관 청사와 통합해 고층으로 재개발하려다가 2011년 지진 크리로 보류됨.

경제산업성 청사(카스미가세키 1초메)
-경제산업성의 본진. 그 외에 중소기업청, 자원에너지청이 입주해 있음

-1984년 준공됨. 지상 18층, 지하 3층 구조.

카스미가세키 커먼 게이트(카스미가세키 3초메)
-구 문부과학성 청사 인근을 재개발한 것. 저 큼지막한 빌딩은 중앙합동청사 7호관 동관, 서관, 오른쪽 구석에 있는 연갈색 건물은 구 문부과학성 청사.

-구 문부성 청사에는 문화청, 7호관 동관에는 문부과학성 및 회계검사원(한국의 감사원), 7호관 서관에는 금융청이 입주해 있음. 7호관 서관은 금융청 외에 민간 사무소들도 입주해 있음.

-일본 정부청사 중에서는 최초로 PFI(Private Finance Initiative)를 도입해 2007년에 건설함. 한마디로 건설, 운영, 유지관리, 자본모집 등을 전부 민간 기업들이 수행하는 것.

일단 큼직한 기관들만 정리하긴 했는데, 이런저런 위원회나 청급 행정기관들도 여기에 몰려 있음. 개인적으로는 저 정부합동청사 7호관 개발이 인상깊었음. 참고로 여기에 빠진 중앙행정기관인 방위성은 카스미가세키가 아닌 신주쿠의 이치가야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