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순환로 램프 중에 제대로 설계된게 드물다지만 그중에서도 성산램프와 함께 가장 심각한게 월곡램프다.


가운데 빨간색, 초록색 화살표로 내부순환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월곡램프.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가 만나는 교통요지이다.

내부순환로는 청계천-정릉천을 타고가는 특성상 S자를 그리며 북상하게 되는데, 중간에 들어오는 램프는 아래쪽 초록색으로 표시된 마장램프 하나뿐이다. 즉, 월곡에서 빠져나가는 수요는 대부분 동부간선도로에서부터 올라온 차량일 가능성이 높은데, 파란색 지역을 목표로 하는 차량은 굳이 내부순환로로 돌아갈 필요 없이 그냥 동부간선도로를 따라 북상하는 것이 이득이다. (이는 북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 성수방향을 직접 연결하는 램프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므로 월곡램프 이용 차량은 초록색으로 표시된 서측 지역이 목적지일 가능성이 높다.


이제 월곡램프를 확대해서 살펴보면 애초에 트래픽이 꼬일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월곡램프는 북서울의 주요 동서축 간선도로인 화랑로(빨간색 화살표)와 접속되는데, 화랑로가 하필이면 월곡램프 바로 앞에서 월곡천 때문에 크게 우회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동네도로인 월곡로까지 합쳐지면 세 방향에서 월곡역 쪽으로 트래픽이 쏟아지는 셈이니 신호등이 설치될 수밖에 없었고, 내부순환로에서 내려오는 차들은 병맛 우회전 신호에 대한 신호대기 때문에 길게는 월곡램프 수 킬로미터 이남까지 길게 늘어서게 된다.


더욱 골때리는 것은 앞서 설명한 이유로 월곡램프에서 내려온 차량(초록색)은 대부분 좌회전 흐름을 타는데 화랑로 쪽에서 온 차량은 동쪽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회전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월곡역 근처에서 엇갈리며 혼란이 더욱 가중된다. 그래서 이걸 해결하겠답시고 태릉방면 우회전(우->우)과 정릉방면 우회전(우->좌) 차로를 분리했는데, 그 결과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괴랄한 이중 우회전 신호가 탄생해버리고 말았다.


'적신호시 우회전금지', 그것도 쌍으로.


결국 서울시에서는 개통 20년이 다 되어서야 새로운 램프 (위 지도의 진한 초록색) 건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내년쯤 완공된다고 한다. 빨간색과 초록색 교통흐름의 교행문제를 한큐에 해결하는 멋진 해결책이지만 잘했다고 칭찬하기보다는 왜 진작 안했는지나 묻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