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특이점'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전망했던 공산주의 사회의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른바 '특이점 공산주의'의 주장은 나름의 이론적 설득력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이 초래할 생산관계의 변혁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 발전이 궁극적으로 생산력과 생산관계 간의 모순을 극대화함으로써 공산주의 혁명의 물적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Marx & Engels, 2002/1848).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기술 혁명은 이러한 생산력의 급격한 도약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간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잉여가치 생산의 토대를 침식하고 자본의 축적 메커니즘을 와해시킬 수 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규명했듯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윤은 노동자가 창출한 잉여가치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인간 노동의 착취야말로 자본 축적의 근원이 된다(Marx, 1976/1867). 그런데 인공지능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게 되면 잉여가치의 원천이 고갈되고 이윤율이 저하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자본주의 축적 체제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인간 노동의 감소는 상품 가치의 하락과 시장 수요의 위축을 초래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상품 생산과 교환의 메커니즘 자체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Dyer-Witheford, 2015).


이처럼 생산과정에서 인간 노동의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은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에서 전망한 공산주의 사회의 실현 조건과도 맞닿아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에 의한 노동 과정의 포섭이 극단에 달하면 오히려 노동이 생산과정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밀려나게 되고, 이는 "자유로운 개성의 발전"과 "예술적, 과학적 등등의 소질의 발전"을 가능케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았다(Marx, 1993/1939, pp. 704-706). 다시 말해 인간이 직접적 노동에서 해방되는 상황이 도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적 발전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기술적 특이점이 초래할 노동의 종말은 바로 이러한 공산주의적 해방의 전망을 현실화하는 물적 기반이 될 수 있다(Bastani, 2019).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생산력의 사회화 경향을 극대화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 관계의 모순을 첨예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의 발전이 생산의 사회화와 소유의 사적 전유 간의 모순을 심화시킴으로써 사적 소유 체제의 극복을 향한 변증법적 운동을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Marx & Engels, 2002/1848). 그런데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현대 기술은 개별 기업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 전체의 지적 협업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성과물 또한 인류 보편의 지적 자산이라는 성격을 갖는다(Mazzucato, 2018). 이는 특정 자본에 의해 사적으로 전유되기 어려운 사회화된 생산력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본주의적 사적 소유 자체의 정당성을 뒤흔드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기술발전으로 인해 재화의 한계비용이 극단적으로 하락하고 물질적 풍요가 전면화되는 상황에서, 희소성에 기초한 시장경제의 작동 근거 자체가 약화되고 공유경제의 확산을 촉진하는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Rifkin, 2014).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화 기술의 발전은 재화의 생산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어 사실상 무한한 공급을 가능케 할 전망인데, 이는 교환가치에 기초한 상품경제의 토대를 침식하고 재화의 무상 제공과 자유로운 접근을 보장하는 공산주의적 분배 방식의 도입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인공지능을 매개로 한 자원의 최적 배분과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시장기구를 대체하는 계획경제적 조정 메커니즘의 도입도 보다 현실성을 갖게 될 전망이다(Phillips & Rozworski, 2019).


물론 이상의 변화가 자동적으로 공산주의의 실현으로 이어지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물적 토대의 성숙이 사회경제 체제의 변혁으로 직결되기 위해서는 생산관계의 변혁을 추동할 주체적 실천, 즉 프롤레타리아트의 의식적 투쟁이 필수적으로 요청되기 때문이다(Marx & Engels, 2002/1848). 그러나 기술적 특이점으로 인한 노동과 소유, 분배 관계의 근본적 재편은 그러한 변혁의 객관적 조건을 성숙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특히 노동의 종말과 함께 전통적 노동계급이 소멸하는 상황에서, 보편적 무상배당이나 기본소득 등을 매개로 한 탈노동 계급정치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나아가 자본주의적 노동윤리의 쇠퇴와 함께 자유로운 개성의 발현을 추구하는 새로운 인간형의 등장 또한 공산주의적 사회관계의 맹아적 형태로서 주목될 수 있다(Bastani, 2019).


요컨대 기술적 특이점에 기초한 '특이점 공산주의'의 전망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생산력 발전에 따른 사회경제 체제의 변증법적 이행 경로를 따르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이는 기술결정론이나 자동사회 도래에 대한 낙관론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산주의의 실현은 궁극적으로 계급투쟁과 의식적 실천의 산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등 현대 기술의 혁명적 성격과 그것이 초래할 사회경제적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주의적 시각에서 면밀히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기술 발전의 장기적 귀결을 직시하면서도, 기술 자체가 아닌 그것의 사회적 통제와 민주적 활용의 방안을 모색하는 일일 것이다. 기술이 특정 계급의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해방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경제적 실천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References> Bastani, A. (2019). Fully automated luxury communism. Verso Books. Dyer-Witheford, N. (2015). Cyber-Proletariat: Global labour in the digital vortex. Between the Lines. Marx, K. (1976). Capital: A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Vol. 1 (B. Fowkes, Trans.). Penguin. (Original work published 1867) Marx, K. (1993). Grundrisse: Foundations of the critique of political economy (M. Nicolaus, Trans.). Penguin. (Original work published 1939) Marx, K. & Engels, F. (2002). The communist manifesto (S. Moore, Trans.). Penguin. (Original work published 1848) Mazzucato, M. (2018). The value of everything: Making and taking in the global economy. PublicAffairs. Phillips, L. & Rozworski, M. (2019). The people's republic of Walmart: How the world's biggest corporations are laying the foundation for socialism. Verso. Rifkin, J. (2014). 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 The internet of things, the collaborative commons, and the eclipse of capitalism. St. Martin's Press.

내 친구가 Claude AI 가지고 뽑아낸 결과물인데 


존나 ㄷㄷ하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