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드리죠, 노태우 대통령님.
 저희가 이렇게 대통령님께 편지를 보내게 된 것은, 다름이 아닌 친정부 성향의 대학생 단체 대대련의 회장인 임경철 군을 저희가 납치해 감금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기 위함입니다.
 증거는 편지와 같이 동봉된 묶여있는 임경철의 사진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만일 임경철 군이 저희에 의해 납치되었다고 믿으신다면, 우선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임경철 군이 감금된 위치를 알려드리려합니다.
 서울특별시 xx구 xx동 xx로 xx입니다.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 위치를 숨기는 다른 납치범과는 달리, 위치를 알리는 저희가 평범하지는 않을테니깐요.
 저희의 요구 조건은, 경찰 한 분이 오신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저희가 위치를 말씀드렸으니, 무언가 받아야할 것이 있어서요.
 현재 저희가 임경철 군을 감금하고 있는 주택에서 반경 100m 내에 어느 누구도 있을 수 없습니다.
 즉, 저희가 머무르고 있는 주택 인근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도, 반경 100m 이내라면 집 밖에서 나와야합니다.
 이 편지가 쓴 시각으로부터 1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아마 편지를 읽고 계시는 지금 이 순간이면 1시간도 채 남지 않았을 겁니다.
 만일 1시간 후에, 설령 경찰이 아니더라도 100m 내에 사람이 존재한다면 가차 없이 임경철 군은 사망할 것입니다.
 남은 시간동안 주택 반경 100m에 아무도 없도록 조치하십시오. 헬기나 비행기가 지나가더라도 그 즉시 임경철 군을 사살하겠습니다.
 모두 나간 것이 확인된다면, 그때 다시 편지를 보내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