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기로 선택한 곳은 바로 중국과 맞대고 있는 신의주의 전초기지였다.

분명 신의주에는 나 같은 약탈자들이 더 있을 터였다.

그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보호할 수단은 있어야 했다.

이윽고 전초기지에 도착한 나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다.

분명히 주변을 감시하고 있어야 할 군인들이, 전부 처참한 몰골로 죽어 있었다.

그 가스의 영향이 틀림없었다.

이거야 원. 

긍정적으로 보자면 쓸만한 것들을 가져오는 걸 막을 걸림돌은 없다는 이야기겠지만.

일단, 한 군인의 주검에서 철모를 벗긴 뒤, 머리에 써봤다.

크기가 맞지 않아 바로 내려놓았다.

어느 정도 시간을 소비한 후에야 겨우 머리에 맞는 정도의 철모를 찾을 수 있었다.

철모를 벗겨낸 그 군인에게는 미안하지만, 뭐 천국이 더운 날씨라면 조금이나마 시원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방탄복이었다. 

아까 그 군인의 몸은 나와는 크기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군인의 방탄복을 벗기기로 결심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군인의 방탄복을 벗겼다.

군인의 알몸뚱아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처량한 몰골에, 뭐라도 덮어주지 않으면 안 될 듯 했다.

나는 약탈한 담요를 꺼내어, 그의 몸뚱아리 위에 덮어 주었다.

그의 옆을 보니, 소총이 있었다.

혹시 격발이 되는 것인가 싶어 들어 봤다.

총의 무게가 느껴졌다. 

한번 저만치에 보이는 기둥에 시험해보기로 했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기둥에서 연기가 흐르며 선명한 총탄 구멍이 박혀 있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짜 총이었다.

문득, 타인이 알아챌 수 있다는 경계심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조금 시간을 들여, 전초 기지에 있는 무기로 쓸만한 것들을 전부 챙겨가려고 결정했다.

소총, 권총, 수류탄, 둔기 등... 무기가 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전부 챙겨갔을 것이다.

이제, 다시 마을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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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