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복을 입은 황시현이 차단선 앞에 서 있었다.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불 타 무너진 숭례문의 사진을 찍었고, 기사를 보고 온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서 있었다.
 그녀는 서울을 상징하다시피하는 숭례문이 삽시간에 불 탄 것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했다. 도대체 그 많은 cctv와 경찰이 있었는데 아무도 누가 불을 질렀는지를 모르고, 또 왜 아무도 막지 못한것일까?
 그러던 와중, 두 형사가 차단선을 넘어가자, 그녀는 경례를 붙였다.
 대충 경례를 받은 두 형사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저게 저렇게 탈 동안 뭘 한거야? 국보잖아, 국보. 아무리 같은 경찰이지만 너무 허술했던 거 아냐?"
 "화재 발생 직전에.. 근처 경찰 병력 전부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집결했어."
 "어..? 왜?"
 "나도 몰라. 청장 지시라는데.. 무슨 정신교육인가 뭔가 한다고 부르더니, 화재 났다는 신고 들어오니깐 그제서야 불이 나게.."
 "참나.. 아 참, 정보과에는 가 봤어? cctv는?"
 "그때 또 마침 '점검중'이였댄다. 웃기지 않냐? 뭔가 있는거 같긴 한데.. 참.."
 "뭐가?"
 "왜 있잖아.. 서울지방경찰청장.. 샤이닝 문에서 마약 했다는.."
 "에이.. 그거 아직도 믿는 사람 있냐? 증거도 없잖아?"
 "심증이지, 심증. 벌써 경찰청장이 마약한게 장부에 적혀서 약점 잡히는 바람에 일부러 애들도 빼고, cctv도 끈거라는 이야기도 있.."
 "야, 니 직장 잘 챙기고 싶으면 조용히 해. 너 그러다가 한번에 훅 간다?"
 그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은 황시현은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단어를 떠올렸다.
 '샤이닝 문.'
 이번 방화 사건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였다.
 그녀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기쁨에 흥분하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어쩌면.. 이 사건이 오빠의 죽음과도 관련이 있을 지도 몰랐다.
 그녀는 오늘 업무가 끝나는대로, 오랜만에 집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옷을 갈아입고, 샤이닝 문으로 갈 생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