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나, 여긴 비너스 1호. 착륙 시퀀스에 들어간다.

확인했다. 모든 시스템 정상, 착륙을 승인한다. 행운을 빈다.


비너스 1호는 금성에서 귀환하는것을 상정했기에, 역사상 손에 꼽을만큼 빠른 속도로 재돌입을 시작했다.

빠른 재돌입은 곧 엄청난 고열을 뜻한다.

하지만 페데레이션 사령선은 화성에서 귀환하는 재돌입도 넉넉히 견딜수 있었기에 이쯤은 문제되지 않았다.

창 밖이 푸르러지자 통신이 복구됐다.


비너스 1호 응답하라.

여긴 비너스 1호, 왠가?

우주선이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사라졌다.

무... 무슨? 여긴 북아프리카 상공이다.

그러니까 아프리카에서 안보인다는 말이다.

그럴리가... 지상에 이상이 있는거 아닌가?

위성으로도 안잡힌다.

일단 착륙을 계속하겠다. 보조 낙하산 전개.


고도가 천천히 내려가면서 익숙한 노란 사막의 풍경이 펼쳐졌다.

착륙 몇초 전, 역추진 엔진의 주황 빛을 내며 우주선을 감속시켰다.

비너스 1호는 성공적으로 지상에 착륙했다.

하지만 그들을 반겨줄 지상 요원들은 보이지가 않았다.


30분 후, 저 멀리 헬기와 차량들이 오고 있었다.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들을 반겨준것은 총구였다.


D'où venez-vous (국적을 말해라)

우두머리로 보이는 흑인 병사가 말했다.

W... What are you saying?

선장이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