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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는 빌드업~빌드업~
3화: 정수연
훈련을 끝내고 단원들과 관장님과 점심식사까지 끝낸뒤, 나는 교실로 향했다.
요즘엔 운동부라고 해도 기본적인 수업은 들어야한다.
나 역시 공부는 하나의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수업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드륵-
낡은 나무로 이뤄진 뒷문을 열고 교실로 들어가니 내게 잠깐 시선이 모이다가 자연스레 흩어진다.
나는 익숙하게 내 자리로 찾아가 앉았다.
다음 수업 시작까지 이십분가량 남아서 잠깐 눈이라도 붙일 마음이었다.
책상에 엎드려 가장 잠들기 편한 자세를 취했는데
톡톡-
누군가 내 책상을 손가락으로 노크한다.
“오늘은 어땠어?”
고개를 드니 눈에 들어온 것은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낸 미소였다.
“아, 수연아 왔어?”
나는 나를 향해 인사하는 그녀를 반갑게 맞았다.
정수연.
내 짝궁이기도 하고, 내 여자친구기도 하다.
내 인생 첫 여자친구.
아직은 그녀가 내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도 익숙하지 않았고.
학기 초부터 그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남자로서의 감이라고 할까.
우리는 자주 눈이 마주쳤고, 곧 그녀는 내게 다가왔다.
그렇게 친구로서 시작한 관계.
점점 붙어다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며칠전.
벚꽃이 질락말락한 어느 4월의 봄날.
‘좋아해, 진영아.’
그녀가 내게 수줍은 표정으로 고백을 해왔다.
‘응. 나도 너가 좋아.’
내 수락의 말에 그녀가 화악 웃음을 짓던 그 표정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도 그녀가 싫지 않았고, 이 말랑말랑한 감정을 조금 더 경험해보고 싶었기에 우리는 그렇게 사귀게 된 것이다.
수연이 역시 내가 첫 남자친구라고 했다.
그러니까, 조금은 미숙하지만 그래도 풋풋한 고등학생들.
그게 우리였다.
“-그러니까 지은이가 뭐라고 하는 줄 알아?”
“…….”
“진영아 듣고 있어?”
“아, 미안. 잠깐 다른 생각 하느라고.”
내 말에 수연이가 삐진 듯 볼에 바람을 부우 불어넣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쿡쿡 웃음이 나왔다.
“웃음이 나와? 너 나말고 다른 여자 생각한거 아니야?”
그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듯 수연이가 볼멘소리를 내었다.
그런 내 여자친구가 햄스터 같아서 나는 그녀의 볼을 부여잡고 내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우리의 시선이 교차했다.
“네 생각 한거야.”
“수연이 네가 나한테 고백했던 때. 그 때 생각했어.”
“그 날의 네 표정. 벚꽃이 떨어지던 교정 아래. 우리의 분위기. 나한텐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거든.”
갑자기 진지한 내 목소리에 수연이의 얼굴이 금새 빨개졌다.
“무,무슨. 그런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와, 얼굴 또 빨개졌다. 진짜 못났어.”
“야이씨!”
내가 깔깔대며 웃으니 수연이가 뺴액 소리를 질러댄다.
그렇게 서로 장난치며 놀다가 수연이가 문득 물었다.
“진영아, 이번주 토요일에 뭐해? 데이트 하자.”
“데이트? 정말?”
“응. 데이트. 사귀고 나서 우리의 첫 데이트.”
그녀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첫 데이트 약속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