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고


학교마다 한명씩 존재하는 우등생인 한시우는 평소 책을 좋아하는, 범생이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옮겨놓은 듯한 사람이었다.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엔 책을 읽고, 점심시간에 햇빛을 쬐며 조는 것 이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범한 학생


어딘가 나른하면서도 편한 분위기의 한시우에겐 적은 수이지만 친구도 여럿 있었다. 








이변은 갑자기 일어났다


TS병


이유를 알 수 없이, 어느 날 한순간에 성별과 신체가 변해버리는 병은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세상에 퍼져나가고 있었는데, 한시우 또한 발병하고 만 것이다. 


갑작스레 길어진 머리카락, 급격하게 부푼 가슴과 엉덩이의 크기에 남자들밖에 없는 학교는 금방 얼굴을 붉힌 학생들의 수군거림으로 소란스러워졌다. 








발병 이후 병원 검사를 위해 며칠간 학교에 나오지 않았던 한시우를 반기는건 그를 둘러싼 수 많은 학생의 무리였다. 


그가 낯선 몸에 당황하며, 조금씩 적응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동안 학교의 학생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여러 준비를 하였다. 


많은 준비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바로 한시우의 전학을 막는 것. 


남학교 최초로 등장한 여학생...... 설령 그것이 원래 남자였던 존재라고 해도 학생들에겐 칙칙한 시간을 달래줄 소중한 존재였다. 


많은 의견이 오가고, 계획이 세워지고...... 그 결과 한시우가 등교하는 날, 도서관에 숨어있던 학생들은 계획을 실행했다. 









그 첫단계는 가벼운 것이었다. 


그저 한시우에게 전학의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 그리고 그들의 관심을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하는 것


한시우와 그나마 가까웠던 친구들을 시작으로, 다양한 질문과 관심이 쏟아지자 그는 금새 얼굴을 붉히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몰라... 일단 일주일간 검사를 더 하면서 치료법을 찾아볼거고, 그 이후에 남자로 돌아올려면 큰 병원에 가야한대... 아마 근처 학교로 갈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학생들은 충격에 빠졌다. 


전학도 아니고 남자회귀라니? 


이토록 큰 가슴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국가의 손실이나 다름 없었다...... 라고 적어도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튼


잠시 대책을 고민하던 학생들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한시우의 마음을 되돌리기로 마음을 다잡았고


그를 위해 준비했던 수 많은 계획...들을 전부 포기한 뒤 강경책을 쓰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한시우를 여체의 포로로 만드는 것


그냥 여자 몸이 더 좋아서 돌아갈 마음이 들지 않게 하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한 학생의 의견은, 그 과격함과 단순함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선 그것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가? 묻는다면, 보통은 남자일 때보다 상냥하게 대하기, 매일 간식 사주기, 좋아하는 물건들 선물하기 등등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일주일의 시간동안 그것만으로 한시우의 마음을 돌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방법은...... 일주일 내에 한시우가 여자의 쾌감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


학생들은 시선을 교환한 뒤, 한시우의 몸을 붙잡았다. 






순식간에 외투가 벗겨지고, 팔을 붙잡힌 채 강제로 다리를 벌려진 한시우


그 위로 수 많은 학생들의 손이 뻗쳐오고...... 


그 날, 도서관에선 오후 내내 음란한 교성이 메아리쳤다. 


















































































한 달이 지난 뒤, 한시우는 아직 학교에 그대로 다니고 있었다. 


몸은 그대로지만, 어딘지 야릇해진 분위기와 함께


그의 일상은 이전과 크게 다를게 없었지만...... 대신 한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그것은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면, 얼굴을 붉히며 몸을 맡기는 일이었다. 


교실, 도서관, 식당, 화장실 등등... 어디서곤 한시우와 누군가 만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와 함께 억눌린 교성이 나지막히 울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시우의 몸은 점점 예민해졌고, 학생들의 요구도 잦아졌다. 


언제부턴가, 시우는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있으면서도 책이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한 머릿속에서 막연히 자신이 범해지는 상상을 하곤 하였다. 그리고 그럴 때면, 자신도 모르게 젖어드는 팬티를 문지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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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흐른 뒤, 한시우는 더 이상 수업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그는 학교의 도서위원으로, 언제나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때로는 선생들을 응대했다. 


평소라면 책을 찾지 않았을 불량 학생들 또한 쉬는 시간마다 도서관을 들리게 되었고, 등교를 거부하던 학생들 또한 도서관의 소문을 듣고 다시 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매일같이 도서관에 몰리는 인파에 만족스러워 했지만...... 


도서관에 방문했던 그 많은 학생들의 성적이 올랐을지는 모르는 일이다.